[마소 395호] 데이터 기반 의료를 향해

입력 2019.01.31 06:47

소프트웨어 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 395호는 데이터과학을 주제로 담았습니다. 데이터과학에 대한 개론, 학습 방법, 실무 적용 사례, 학계 등 마소 395호 주요 기사들을 IT조선 독자에게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일본은 급속한 고령화로 2013년부터 의료 산업 활성화를 국가 과제로 삼고 추진해왔다. 또한 영국,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는 물론 우리나라도 의료 분야를 국가의 장기 핵심 산업으로 보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오랫동안 의료 사업을 준비해 온 IBM은 물론 구글, 애플, 삼성, 아마존, 알리바바 등 다국적 IT 기업도 서둘러 의료 산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2018년에는 페이스북까지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기공명영상 촬영 시간을 줄이겠다고 선언하며 의료 영역 진출 의지를 보였다. 국내에서도 루닛, 뷰노 등 스타트업을 비롯해 카카오, 네이버도 데이터 중심 의료 산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 for CXR Nodule. / 마이크로소프트웨어 395호
의료 데이터에 대한 기획과 정형화 그리고 적절한 익명화를 거치고 나면 해당 데이터를 통한 가설 검증 혹은 의미 추출을 진행한다. 과거부터 가장 많이 활용된 방법인 ‘통계 분석 방법론’은 다양한 형태로 여전히 활발히 적용되지만, 최근 몇 년간 딥러닝이 고도화되면서 이를 활용한 연구 및 제품 개발도 점차 세상에 나오고 있다.

의료 분야도 마찬가지다. 특히 영상의학 분야는 데이터가 다이콤으로 표준화돼 있을 뿐 아니라, 일반 영상 개체 인식 분야에서 딥러닝이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이 검증됐기 때문에 가장 먼저 인공지능을 통한 데이터 분석이 시도되고 있다.

루닛도 이런 맥락에서 흉부 엑스선 촬영, 유방 촬영, 디지털 병리 슬라이드를 시작점으로 국내 유수 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와 연구부터 임상 검증, 인허가를 통한 제품화까지 준비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제품이 2018년 8월 인허가를 받은 흉부 엑스선 상에서 폐암(결절)을 찾아 판독을 돕는 ‘Lunit INSIGHT for CXR Nodule’이며, 2018년 11월까지 임상 환경 적용을 위한 최종 개발을 완료했다.

해당 제품에 대한 임상 검증 결과는 영상의학 저널인 ‘라디올로지(Radiology)’에 게재됐다. 합성곱신경망(CNN, 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을 활용해 익명화된 영상 4만3000개를 학습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폐암(결절)을 높은 정확도로 검출해냈다. 의사 단독으로 판독할 때보다 분석 결과를 참고했을 때 더 높은 정확도가 도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배경에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술의 우수성도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잘 설계된 학습 데이터 준비 역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

IT는 그 근간의 철학과 특징으로 확산과 민주화에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기여해왔다. 이제 IT가 본격적으로 의료와 만나며, 정보 대칭성과 주체적 참여를 만들기 시작했다. 사실 이런 흐름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변화를 받아들여 준비하자고 주장했던 저명한 두 학자가 있다.

에릭 토플과 아툴 가완디는 많은 저서를 통해 의료가 변화하는 방향성을 제시해 왔다. 그 방향성은 기술, 특히 정보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점차 의료에서의 환자 주권이 강해질 것이라는 점, 의료 비용을 효과적으로 최적화하기 위해 환자 맞춤 진단과 치료가 필요해져 더 많은 정보의 종합과 해석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 그리고 의료 패러다임이 치료와 진단으로부터 점차 예방 측면으로 앞설 것이라는 점 등이다.

이런 기술과 함께하는 의료의 변화는 다른 어떤 영역의 변화보다 기술의 방향성과 가치 평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의료는 사람의 몸을 다루는 특성상, 뚜렷한 윤리 의식과 휴머니즘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결국 기술의 혜택이 많은 사람에게 사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술을 다루는 사람의 의식 기저에 사람을 향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데이터와 정보 보호, 기술을 활용한 치료와 진단 그리고 예방까지, 그것이 의료 자체가 됐건, 연구가 됐던, 기술 개발이 됐건, 늘 중심에 사람을 둘 수 있기를 바란다.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말이다.

아무리 우리나라가 세계 수준의 의료 인프라와 인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사회 구조상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사각지대는 분명히 존재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또한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향해서, 사람을 위해서…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Do the right thing"을 기억하며, 더 많은 회사가 더 많은 이를 위한 선한 의료 기술을 꿈꾸길 기원한다.

박찬익 필자의 ‘데이터 기반 의료를 향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마이크로소프트웨어 395호(https://www.imaso.co.kr/archives/4654)’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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