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 395호는 데이터과학을 주제로 담았습니다. 데이터과학에 대한 개론, 학습 방법, 실무 적용 사례, 학계 등 마소 395호 주요 기사들을 IT조선 독자에게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인류의 역사만큼 긴 시간 동안 발전해 온 것은 무엇일까?

생존을 위한 활동, 문자, 종교, 음식 그리고 스포츠가 있다. 올림픽을 스포츠의 기원으로 보는 견해가 있긴 하지만, 이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발현된 의견이다. 정확히는 기원전 2000년경 중국의 역사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뿐 아니라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도 스포츠를 즐긴 흔적이 유적으로 발견되고 있는 만큼 추측하기 힘들 정도로 오래됐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발전해 온 스포츠는 일반적으로 선수의 육체적인 능력과 보조적인 조력자(감독, 코치)의 역량이 더한 형태로 성장했다. 경쟁을 지켜보는 관중과 스포츠 사업 관계자 역시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왔다.

이런 모습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변화를 이끈 것은 다름 아닌 데이터였다. 스포츠의 역사만큼 스포츠의 데이터도 조금씩 축적됐다. 체계가 없던 과거부터 세세한 지표를 표현하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데이터는 점진적으로 쌓였고, 스포츠 분야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데이터는 스포츠를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지브라 테크놀로지스의 RFID 센서가 부착된 제품. / 마이크로소프트웨어 395호
지브라 테크놀로지스의 RFID 센서가 부착된 제품. / 마이크로소프트웨어 395호
선수와 구단의 세부 데이터가 중요해지면서, 이를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시하는 분석 전문업체가 등장했다. 가장 섬세한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는 종목은 무엇일까? 다소 논쟁적인 부분이 될 수 있겠지만, 필자는 미식축구라 생각한다. 선수의 보호구에 각종 센서를 부착할 수 있으며, 보호구를 장착한 선수가 끊임없이 움직이며 다양한 데이터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NFL(미국 미식축구 프로리그) 선수는 이제 지브라 테크놀로지스(Zebra Technologies)가 제작한 RFID 센서를 헬멧과 유니폼에 부착해 경기장 전역을 누빈다. 센서는 선수의 신체 상태나 이동 경로 등을 실시간으로 트래킹해 데이터를 전송한다.

NFL의 모든 경기장에 설치된 20여 개의 리시버는 RFID 태그에서 1초마다 25회씩 발신되는 무선 신호를 수신해 산호세(San Jose)에 있는 통제 센터에 전달한다. RFID를 통해 1초당 85개 동작을 포착할 수 있으며, 초기 정보 발생부터 종합분석이 이뤄질 때까지 약 10초 정도만이 소요된다.

빠르게 분석된 자료는 각 팀의 코치진이 가진 태블릿 장비에 전송된다. 코치진은 데이터를 참고해 빠르게 전략을 설정하고, 팀의 쿼터백에게 작전을 지시한다. (미식축구에서는 선수 중 쿼터백만 헬멧과 보호구 사이에 수신 전용 무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빠르게 분석된 데이터를 통해 선수 간의 거리, 이동 경로, 작전 등을 예상할 수 있다. / 마이크로소프트웨어 395호
빠르게 분석된 데이터를 통해 선수 간의 거리, 이동 경로, 작전 등을 예상할 수 있다. / 마이크로소프트웨어 395호
데이터의 철저한 분석과 활용은 기존 스포츠 통념을 뒤엎는 데 크게 일조했다. 우리가
느낌으로 인식하던 애매함에 명쾌한 판단 근거를 제시했다. 더 나아가 리그의 트렌드를 이해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한다. 통계에 친숙한 선수도 점차 많아지고 있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끊임없이 발전하는 감독과 선수도 등장했다.

분명 데이터는 스포츠의 판도를 변화시킬 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 다만 여전히 스포츠의 주체가 인간이라는 점에서 변수는 항상 존재할 것이다. 아직 데이터 분석이 명쾌하게 침투하지 못한 분야도 있으며, 여전히 분석 방식이나 가설의 방향에 따라 새로운 해석이 등장할 여지도 충분하다. 기술 발전으로 인간 신체의 많은 부분과 행위 대부분을 수치화할 수 있게 됐다. 스포츠에서 데이터 분석이 더 진화하면, 승패를 좌우하는 요소는 분석된 요소가 아닌 나머지 부분(선수의 부상, 정신적인 요소, 심리학적인 요소 등)에서 판가름 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김인범 필자의 ‘데이터는 스포츠를 어떻게 바꿨는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마이크로소프트웨어 395호(https://www.imaso.co.kr/archives/4654)’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