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인구만 1억명, TV광고 1초당 가격 2억원.
이 어마어마한 숫자는 미국인이 가장 열광하는 축제 ‘슈퍼볼 2019’이 상징하는 숫자다.
3일(이하 현지시각) 미 조지아주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슈퍼볼 대회는 중계기술, 하프타임쇼, 광고 등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에게 IT와 접목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
이날 슈퍼볼 하프타임쇼에는 세계적 밴드 ‘마룬파이브(5)’가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현장 관객과 시청자의 눈길을 확실히 사로잡은 것은 풍등을 달고 경기장 안을 수놓은 150대의 드론이었다.
유명 가수 마룬5가 ‘She will be loved’를 부르자 인텔이 개발한 150대의 드론은 공연 현장을 비행해 ‘ONE’과 ‘LOVE’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이번 드론 비행은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2년 전 팝스타 레이디가가의 슈퍼볼 하프타임쇼 무대에서 등장한 드론이 날씨 등 환경 요인으로 일주일 전 사전촬영된 것과 달랐다. 또 인텔은 CES 2018에서 보여준 드론 110대 실내 비행 세계기록을 자체적으로 경신했다.
아닐 난 드리 인텔 부사장은 미국 KNS과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드론 기술을 통해 혁신의 한계를 뛰어 넘고 놀라운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끊임없이 찾고 있다"며 "생방송과 실내 환경에서 실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창의적이고 기술적인 작업 과정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시청자에게 제공했다"고 밝혔다.
슈퍼볼 현장에서 대규모로 구축된 네트워크 장비와 최첨단 방송 장비도 눈에 띄는 요소다.
미 IT 매체 테크리퍼블릭에 따르면 미 조지아주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은 4000마일(6437㎞)이 넘는 광섬유가 내장돼 있어 건물 전체의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또 90마일(145㎞) 길이에 달하는 오디오 케이블과 2000개쯤의 와이파이 액세스 포인트(AP)가 있다.
미 CBS 방송 카메라 6대에는 증강현실(AR) 센서가 장착돼 중계에서 AR 그래픽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또 여러대의 8K(7680x4320) 카메라를 사용해 가정에서도 8K 화질의 중계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 초당 2억원 광고서 돋보인 음성인식·로봇 기술
30초 TV 광고 단가로만 520만달러(58억원)를 쏟아부은 글로벌 기업은 음성인식 기술은 물론 로봇을 등장시켜 IT와 접목해 바뀐 미래의 삶을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미 매체 더 뉴요커에 따르면 아마존은 슈퍼볼 광고에서 음성인식에 실패하는 AI비서 알렉사의 모습을 인정하며 기술 진화의 여지가 남았음을 강조했다.
미켈롭 울트라 맥주 광고에서는 로봇이 조깅, 골프연습장, 복싱 체육관 등에서 인간의 능력을 모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삼삼오오 모여 맥주를 들이키는 사람들을 보고 좌절하는 로봇의 모습을 묘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