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 이어 KT도 해외망 용량 증설…넷플릭스 안방 습격에 통신사 잇따라 ‘무릎’

입력 2019.02.07 14:25

넷플릭스의 안방 습격에 국내 통신사가 차례로 무릎을 꿇는다. SK브로드밴드가 먼저 넷플릭스 용으로 해외망 회선 용량을 기존 50Gbps에서 100Gbps로 2배 늘렸고, KT도 2월 중 증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외산 인터넷 방송사(OTT)의 한국 시장 무임승차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넷플릭스 등 OTT 사업자가 1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등에 업고 한국 통신 사업자를 압박해 수혜를 보는 것은 기업간 불공정 계약일 뿐 아니라 기존 한국 기업을 역차별 하는 것이어서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KT 한 관계자는 "최근 넷플릭스 회선 용량 및 트래픽 상황에 맞춰 2월 중 국제망 연동을 증설해 고객 불편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증설 규모나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넷플릭스 로고. / IT조선 DB
SK브로드밴드와 KT가 잇따라 망 용량 증설에 나선 것은 자사 가입자 중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항의가 최근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데 화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KT는 통신3사 중 해외망 용량이 가장 크다. 하지만 최근 해외 트래픽이 몰리는 시간대는 SK브로드밴드와 마찬가지로 KT 가입자의 넷플릭스 영상 화질이 떨어지고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앞서 KT는 고객 요청에 따라 해외망 용량 증설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KT 관계자는 "넷플릭스 트래픽 급증으로 특정 시간대의 경우 속도 지연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2월 중을 목표로 넷플릭스 대역폭 증설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신업계는 망 용량 증설이 고객 체감을 일정 수준 높일 수는 있지만, 속도 지연을 줄여주는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SK브로드밴드 한 관계자는 "망 용량을 증설하더라도 극적인 서비스 퀄리티 증가 등 변화를 제공하기는 어렵다"며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넷플릭스 역시 캐시서버를 구축하는 등 별도의 기업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한국 통신사별 2018년 12월 황금시간대 접속 속도. / 넷플릭스 홈페이지 갈무리
KT와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와 정식 제휴를 맺으려면 캐시서버 비용 부담, 망 사용료 지급 등 복잡한 사안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통신업계는 캐시서버를 선구축 해줬던 구글의 사례를 밟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특히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이 2년간의 교섭 끝에 망 사용료 협상을 1월 24일 완료하면서 넷플릭스와 협상 가능성도 열렸다.

KT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1월 25일 첫 번째 국내 오리지널 드라마인 ‘킹덤’을 공개하며 국내 통신시장에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미 넷플릭스와 정식 제휴를 맺고 별도의 캐시서버를 구축한 LG유플러스는 독점 콘텐츠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월 29일 열린 2018년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넷플릭스에서 킹덤을 송출한 후 LG유플러스의 하루 유치 고객이 3배 이상 늘어났다"며 "넷플릭스가 IPTV뿐 아니라 ‘속도 용량 걱정없는 요금제(월 8만원대)’가입자 증가에도 기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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