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소 395호] 메르스맵을 되돌아보며

입력 2019.02.08 06:00

소프트웨어 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 395호는 데이터과학을 주제로 담았습니다. 데이터과학에 대한 개론, 학습 방법, 실무 적용 사례, 학계 등 마소 395호 주요 기사들을 IT조선 독자에게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2015년 6월 ‘메르스’라는 질병으로 한국이 떠들썩했다. 당시 메르스 사태는 보건당국에 대한 불신과 함께 확인되지 않은 많은 루머가 급속도로 퍼지며 시작됐다.

그 당시 나는 학부 시절에 창업한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4년 가까이 채워 운영했지만, 곧 그만둘 결심을 세우던 시기였다. 그래서 그즈음에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간간히 하면서 지내고 있었다.

사이드 프로젝트 중 하나는 데이트 가기 좋은 장소를 정리한 후, 그 장소가 구두를 신고 가기 불편하지 않은지, 비용은 얼마나 필요한지, 분위기가 어떤지 등을 자세히 기록하는 서비스를 만들던 중이었다. 웹 사이트에 지도를 올려 개인적으로 정리해보고 싶었다.

문득 만들고 있던 이 서비스의 첫 화면만 대충 고치면 루머를 모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도메인을 검색해봤더니 놀랍게도 ‘mersmap.com’ 도메인을 구매할 수 있는 상태였고, 그 사실을 알자마자 바로 거래처와 미팅 중에 그 도메인을 결제했다.

퇴근 후 무언가에 홀린 듯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지도 쪽을 빠르게 손보고, 첫 화면을 고치기 시작했다. 기존에 구현했던 평가하는 기능을 고쳐 루머 여부를 투표하는 기능으로 바꿨다. 6월 2일 늦은 밤 시작해 사이사이 딴짓한 시간까지 포함해보면 실제로는 대략 6시간 정도 걸려서 수정이 끝났다. 그 이후 직접 떠돌던 루머를 정리하고 직접 SQL로 데이터를 넣었다. 테스트를 혼자 하느라 사실상 회사도 쉬고 6월 3일 점심도 거를 만큼 사이트 오픈을 준비해야만 했다.

‘mersmap.com’의 첫 모습이다. 증언하기를 누르면 1포인트를 얻고, 루머신고를 누르면 1포인트를 잃었다. ‘-10’ 포인트가 되면 잠시 사이트에서 내려가는 구조였다. / 마이크로소프트웨어 395호
오후 2시경이 되자 어느 정도는 준비가 끝났다. 단톡방에 공유해 주변 지인에게 공개했다. 반응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폭발적이었다. 처음에는 루머의 진실 여부만 가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제보를 어떻게 받을지 고민을 많이 못 했었다.

몇몇 지인이 처음부터 제보를 해왔던 터라 부랴부랴 첫 화면 상단에 제보를 위한 메일 주소를 공개했다. 이 사이트를 본 지인들은 주변에 빠르게 공유를 하기 시작했다. 막상 이렇게 되니 솔직히 상황이 매우 부담스러워 사이트를 다시 닫아버릴지 1시간 넘게 고민했지만, 결국 페이스북에도 게시했다.

페이스북에 공개하고 1시간 좀 넘게 흘렀을까. 느닷없이 대학교 학부사무실에서 전화가 왔다. JTBC에서 내 연락처를 묻는데, 내 연락처를 알려줘도 되겠냐는 전화였다. 겁이 났다. 공개한 것에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서면으로만 인터뷰에 응하고 내 실명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바로 그날 밤에 뉴스를 통해 공개됐다.

이후 초반에 세팅했던 ‘t2.small’ 수준의 인스턴스로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나는 잠을 한숨도 자지 못했음에도 서비스를 잠깐조차 끌 수 없는 아주 곤란한 처치에 놓였다. 서버를 관리하고 데이터를 유지보수 할 수 있는 팀원이 필요했다. 게다가 투표 기능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사용자도 발견되면서 기능을 계속 수정해야 했다. 이 모든 것을 혼자 할 수 없었다.

언론사의 더 많은 보도가 이어졌다. 다음 날 점심에서는 1분간 접속한 순 세션이 1만2000 건에 달했다. 다행히 엔드포인트 수가 적어 AWS 로드밸런서에 ‘medium’ 서버 3대로 버틸 수 있었다. 다만 트래픽 비용이 만만치 않았던 터라, 결국 광고를 붙여야만 했다.

박순영 필자의 ‘메르스맵을 되돌아보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마이크로소프트웨어 395호(https://www.imaso.co.kr/archives/4654)’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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