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불만족하고 아이는 외면…‘끝물’ 접어든 키즈폰

입력 2019.02.11 06:00

기대를 받던 키즈폰 시장 규모가 예상과 달리 성장은 커녕 오히려 축소되는 모습을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키즈시장 규모는 2002년 8조원에서 2018년 40조원을 넘어섰지만, 키즈폰의 경우 성장 동력을 잃으며 ‘끝물’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키즈폰은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다. 시계형 웨어러블, 스마트폰 바(BAR) 타입 등 두 종류로 나온다. 키즈폰은 유해물 자동 차단, 실시간 위치 확인 등 특화된 기능을 앞세워 자녀를 둔 부모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기존 스마트폰 대비 차별화 포인트가 사라졌고, 제품 성능 및 사후서비스(AS)에 대한 고객 불만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통업계에서는 키즈폰이 계륵 같은 존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SK텔레콤 미니폰 마블 블랙.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신제품 키즈폰 ‘미니폰 마블 블랙’을, LG유플러스는 ‘U+카카오리틀프렌즈폰2’을 각각 1일 선보였다. 위치 공유, 유해물 차단, 음성인식 기능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꾸준히 신제품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키즈폰 시장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다. 키즈폰 시장 초기 앞다퉈 제조에 나섰던 중소기업들은 수익성을 문제로 제시하며 생산을 꺼리는 모습을 보인다.

앞서 LG유플러스가 내놓은 LG키즈온과 쥬니버토키는 단종됐고, LG전자와 LG이노텍도 키즈폰 생산을 중단했다. SK텔레콤 키즈폰 제조를 맡은 인포마크는 키즈폰 ‘준’의 매출 감소로 2017년 영업실적이 적자로 전환했다. KT는 2018년 5월 네이버 키즈폰 ‘아키’ 이후 신제품 발표 계획이 없다.

키즈폰 가입자도 최근 2017년을 기점으로 눈에 띄는 감소세를 보인다. 이통3사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어린이용 스마트워치 가입자수는 17만6000명으로 2016년 대비 13.7% 줄었다. 이통업계에 따르면 2018년 가입자는 2017년 대비 4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즈폰이 고객의 외면을 받는 이유는 구매자인 부모와 실사용자인 어린이 모두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쉽게 고장이 나는 제품 내구성은 물론 GPS 오류, 불편한 AS 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 각사 키즈폰 관련 앱 마켓 리뷰에는 잦은 오류로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수시로 올라온다. 기기 판매는 이통사가 하지만, 제품 수리는 이통사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아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키즈폰 제조사가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보니 AS에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통사 입장에서는 일반 스마트폰 대비 키즈폰의 사후 대응 리스크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유해물 자동 차단도 더이상 키즈폰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기존 스마트폰에서도 부가서비스를 통해 이용이 가능해졌다.

실사용자인 어린이의 마음을 얻지 못한 점은 키즈폰 시장 축소의 주된 원인이다. 다수 인터넷 커뮤니티에 따르면 어린이가 가장 선호하는 이동전화는 키즈폰이 아닌 아이폰, 갤럭시 등 고스펙을 갖춘 최신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사용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에서 키즈폰 수요는 미취학 아동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 키즈폰 성장이 정체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통사는 키즈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낮췄다. 오히려 키즈폰을 필요로 하는 수요에만 집중해 라인업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시장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키즈폰 시장은 더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수요는 여전히 견고할 것으로 본다"며 "판매량·수익성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특정 타깃층의 요구에 맞춰가는 수준으로 사업 방향을 재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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