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가 2018년 ‘어닝쇼크’ 수준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9년 5G 설비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실적 개선 여부에 물음표가 붙는다. 이통3사는 지속 성장세를 보이는 미디어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한파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12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2018년 실적 부진은 전반적으로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증가, 5G 설비투자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KT는 2018년 11월 발생한 아현지사 화재에 따른 고객 요금 감면(360억원) 비용 지출이 대형 악재가 됐다.

경찰과 소방대원이 KT 아현국사 앞 공동구 화재현장에서 화재 원인을 조사를 위한 현장 감식을 진행하는 모습. / 조선일보 DB
경찰과 소방대원이 KT 아현국사 앞 공동구 화재현장에서 화재 원인을 조사를 위한 현장 감식을 진행하는 모습. / 조선일보 DB
◇ SKT·KT ·LGU+ 2018년 영업익, 각각 21.8%·11.5%·11.4% 감소

이통3사의 2018년 영업이익은 모두 2017년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SK텔레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2018억원으로 2017년 대비 21.8% 줄었다. 매출액도 16조8740억원으로 2017년 대비 3.7% 감소했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1월 31일 실적 발표 당시 "연간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증가 사유로 이동통신사업 수익 감소가 불가피했다"며 "고객 요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매출 손실을 감내하고 시행한 8대 고객가치혁신 활동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무선 가입자 대상 월평균매출(ARPU)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SK텔레콤의 2018년 ARPU는 3만2246원으로 2017년 대비 7.6% 줄었다. 무선매출과 마찬가지로 ARPU도 5분기 연속 감소 중이다. 4분기 ARPU는 3만1334원으로 2017년 4분기보다 10.2%, 전분기 대비 2.3% 줄었다.

SK텔레콤의 2018년 설비투자(CAPEX)는 2조1300억원으로 2017년 대비 7.5% 늘었다.

KT는 12일 공시를 통해 2018년 연간 매출 23조4601억원, 영업이익 1조261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2018년 대비 1.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4% 감소했다. 2018년 4분기 매출액은 5조9945억원, 영업이익 958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4분기 대비 매출액은 1.8%, 영업이익은 28.4%씩 줄었다.

영업이익은 감소는 인건비 증가와 무선 매출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당초 KT의 4분기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는 1800억원쯤일 것으로 예상됐다.

KT 한 관계자는 "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요금감면 비용은 4분기에 모두 반영됐다"며 "요금감면 비용 규모는 360억원쯤이다"라고 말했다.

KT ARPU도 5분기 연속 감소세다. KT의 4분기 ARPU는 3만1608원으로 2017년 4분기보다 7.2%, 전분기 대비 2.4% 줄었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연결기준 매출이 12조1251억원, 영업이익은 7309억원을 달성했다고 1월 29일 공시했다. 이는 2017년과 비교해 각각 1.3%와 11.5% 감소한 수치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협력사 네트워크 운영 직군의 직고용 전환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5G 주파수 할당대가 비용, 네트워크 감가상각 등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및 가입자 증가에 따라 ARPU가 급감했다. 2018년 무선 ARPU는 3만1451원으로, 2017년(3만4523원)보다 9% 줄었다.

CAPEX는 5G 네트워크 투자 등으로 1조3971억원을 집행한 영향으로 2017년 대비 22.8% 증가했다.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황창규 KT 회장·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 각사 제공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황창규 KT 회장·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 각사 제공
◇ 향후 5년간 5G 투자 최대 30조원…실적 부진 장기화 우려

이통3사는 3월 5G 상용화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최대 30조원 이상 들어가는 5G 투자 비용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이통3사는 2019년에도 대규모 5G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통업계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이통3사의 5G 투자금액은 20조~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나금융투자는 2019년 이통3사의 설비투자액이 2018년 대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 이통3사 설비투자 전망치가 5조65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019년은 최소 6조8000억원 수준으로 치솟는 셈이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기조도 지속할 것으로 보여 5G 요금 인상에 따른 실적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초기 5G 요금제는 기존 LTE보다 1만~1만5000원쯤 높아질 전망이지만 투자 대비 이익을 내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

이같은 우려에 이통사는 2019년 5G를 접목한 미디어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SK텔레콤은 2019년 5G 서비스를 시작하며 미디어, 보안, 커머스 중심의 뉴 ICT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미디어 사업에선 옥수수와 푹을 통합해 경쟁력 있는 글로벌 OTT 플랫폼을 육성할 예정이다. 보안 부문은 2018년 ADT캡스-NSOK 합병과 SK인포섹 인수가 마무리했고 2019년에 물리보안에서 정보보안까지 통합 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KT도 3월부터 일반 고객 대상 5G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풀 메시 구조의 IP백본망, 에지 클라우드 센터 등 초저지연 5G서비스를 제공해 실감형 미디어와 같은 개인형 서비스뿐 아니라 5G를 산업에 접목해 효율을 높이는 B2B 서비스에 집중한다.

또 2017년 139만 가입자를 돌파한 인공지능(AI) 서비스 ‘기가지니’를 비롯해 네트워크 블록체인, KT-MEG(스마트 에너지), 기가 아이즈(보안), 커넥티드카 등 지능형 네트워크에 기반한 플랫폼 사업으로 새로운 성장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홈미디어 등 신사업 강화로 실적 악화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콘텐츠, 넷플릭스 등 미디어 사업을 강화해 무선 ARPU를 늘리고 IPTV 가입자도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는 1월 29일 열린 2018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5G 소비자용(B2C) 서비스의 핵심인 AR·VR시장 확대에 대비해 많은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며 "5G 단말이 나올 시점에는 소비자가 특화서비스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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