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데이터/IoT사업단 유닛 소속 300명의 직원은 ID카드 없이 출퇴근을 한다. 사전에 안면인식 방식으로 자신의 정보를 등록하고, 로비게이트와 사무실을 출입할 때 인공지능(AI) 시스템과 연결된 카메라를 응시하면 출입카드 또는 지문인식 없이 출입한다.

SK텔레콤 모델이 5G 워킹-스루 시스템을 통해 출입증이나 지문인식 없이 사무실에 출입하기 위해 얼굴을 인식시키는 모습.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모델이 5G 워킹-스루 시스템을 통해 출입증이나 지문인식 없이 사무실에 출입하기 위해 얼굴을 인식시키는 모습. / SK텔레콤 제공
사무실 내 직원 자리에는 컴퓨터가 없다. 원하는 자리를 선택하고 스마트폰을 도킹 패드에 꽂으면 모니터에 내 화면이 바로 뜬다. 노트북을 힘들게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전원을 켜고 로그인하는 시간이 단축된다. 5G 네트워크 기반 슬라이싱 기술 덕분에 보안과 네트워크 안정성도 높일 수 있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재 센트로폴리스 빌딩 2층에 도착한 SK텔레콤 직원이 로비 게이트에 설치된 모니터에 얼굴을 비추자 출입문이 열렸다. 28층 사무실 중간 출입문도 안면인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열고 내부로 걸어 들어갔다.

이같은 변화는 SK텔레콤이 5G와 AI 등 뉴ICT 기술과 접목한 스마트오피스 도입으로 가능해졌다. SK텔레콤 ‘5G 스마트오피스’에는 출입카드, 고정석, PC, 시·공간 제약 등 4가지가 없다.

SK텔레콤은 5G 기반의 스마트팩토리에 이어 5G 스마트오피스를 공개하며 5G 퍼스트 무버 행보에 속도를 낸다. 5G와 AI등 뉴 ICT 기술과 접목한 스마트오피스가 대중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G 스마트오피스는 SK텔레콤이 보유한 5G, AI, IoT, 보안, AR, VR 등 첨단기술을 집약한 공간이다. 5G를 통해 사람과 공간, 디바이스, 센서 등이 거미줄처럼 엮여 데이터를 주고 받고, 시·공간 제약 없이 업무가 가능하다.

SK텔레콤 직원이 사무실 내 스마트오피스 예약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 이광영 기자
SK텔레콤 직원이 사무실 내 스마트오피스 예약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 이광영 기자
◇ 조명·화장실 문고리에도 IoT 센서…AI 통해 최적 업무 환경 제공

SK텔레콤은 5G 스마트오피스의 사무실 천장, 주차장, 복도는 물론 지능형 CCTV, AI 자판기, 심지어 화장실 문고리에도 IoT 센서를 설치했다.

이 센서로 공간의 온도와 밝기, 습도 등 환경, 기기 상태, 이용빈도 등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서버에 전송한다.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최적의 업무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에어컨 등을 제어하고, 공간 사용 정보를 분석해 사용 빈도가 낮은 공간에 대한 재배치 등 효율적인 공간 관리를 한다. 전체적인 과정은 AI 기반 딥러닝 기술이 자동으로 처리해준다.

예를 들어 스마트오피스 예약시스템을 통해 같은 팀 직원의 좌석 위치는 물론 빈 회의실과 화장실 빈칸까지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5G와 AI를 도입한 오피스, 빌딩 등이 확대되면 대량의 센서와 디바이스에서 막대한 양의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1㎢내 100만개 기기 동시 연결이 가능한 매시브 IoT 기술을 활용해 효율적인 자원관리, 시스템 관제, 보안 등을 지원한다.

5G스마트오피스에서는 임원실과 고정석, 케이블, 칸막이 등 개인용 고정 공간이 없다. 대신 다수가 협업하고 소통할 수 있는 가상회의실, 라운지, 집중 업무실 등이 설치됐다.

신상규 SK텔레콤 ER그룹장은 "5G스마트오피스는 단순 공간 혁신이 아니다"라며 "5G와 ICT기술이 ‘애자일’ 방식과 결합해 조직의 유연성을 극대화하고 업무생산성과 워라밸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이다"라고 말했다.

SK텔레콤 모델이 5G VDI 도킹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모델이 5G VDI 도킹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 SK텔레콤 제공
◇ SKT, 5G스마트오피스 솔루션 통해 B2B 총력

SK텔레콤은 이날 5G와 AI 등 뉴 ICT 기술을 접목한 ▲5G 워킹-스루 시스템 ▲5G VDI 도킹 시스템 ▲T 리얼 텔레프리즌스 ▲5G 카페테리아 등 스마트오피스 솔루션 4종을 공개했다.

5G 워킹-스루 시스템은 영상분석 기술과 AI의 딥러닝 기술을 통해 카메라가 얼굴을 인식해 출입증이나 지문인식 없이 편하게 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AI가 얼굴의 피부톤, 골격, 머리카락 등 3000개의 특징을 찾아내 출입이 가능한 인물인지 확인한다. 홍채 인식보다 빠르고 양손에 커피나 가방을 든 상태로 출입할 수 있다.

향후 AI 카메라를 활용한 감성분석을 통해 직원 케어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화난 표정의 직원에게 햇볕 드는 좌석을 추천하거나, 달콤한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도록 제안하는 식이다.

신상규 그룹장은 생체인증 관련 개인정보 문제에 대해 "솔루션을 사용할 기업과 구성원의 동의를 우선 구할 것이다"라며 "기업이 원치 않으면 안면인식은 제외해도 되는 솔루션이다"라고 말했다.

5G VDI 도킹 시스템은 개인 노트북이나 PC 없이도 도킹 패드에 스마트폰만 꽂으면 가상 데스크톱 환경(VDI)과 즉시 연동돼 업무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향후 이 시스템 도입이 늘어나면 5G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통해 물리적 네트워크를 데이터 수요에 따라 나눠서 사용할 수 있어 안정성과 운용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 분리된 네트워크는 완전 독립적인 형태로 운영돼 다른 네트워크에 간섭을 받지 않아 보안성이 뛰어나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직원은 어디서든 노트북 필요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중앙 서버에 저장된 자료를 불러오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며 "개인 데스크톱을 중앙 서버에 구축해놓은 셈인데 5G 상용화 이후에는 보안 부문이 더욱 특화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SK텔레콤 각 사업부 리더가 5G 스마트오피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상규 ER 그룹장, 최낙훈 5GX IoT/데이터 그룹장, 김경남 시큐리티 랩스장, 전진수 미디어 랩스장.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각 사업부 리더가 5G 스마트오피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상규 ER 그룹장, 최낙훈 5GX IoT/데이터 그룹장, 김경남 시큐리티 랩스장, 전진수 미디어 랩스장. / SK텔레콤 제공
T 리얼 텔레프리즌스는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 수 있는 혼합현실(MR) 기술이다.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을 융합한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원거리에 있는 회의 참가자가 동시 접속해 실제 같은 방에 모여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AR 글라스를 통해 가상공간에서 대용량 영상자료를 함께 보거나 3D 설계도면을 펼쳐서 회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5G가 보편화되면 영화 ‘킹스맨’의 원탁회의 장면처럼 홀로그램 기반의 영상회의가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기업간 거래(B2B)는 물론 기업과 정부간 거래(B2G)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 할 방침이다.

신 그룹장은 "정부 기관에서도 스마트오피스에 상당한 관심을 표하며 도입을 논의해보자는 얘기가 있었다"며 "초기 적용 단계에 비용 부담이 있기 때문에 중견기업·대기업·정부 등 투자 여력이 있는 고객을 중심으로 사업화에 나설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