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금융 클라우드 시장이 활짝 열리면서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특히 삼성SDS, LG CNS, SK㈜ C&C 등 IT서비스 기업 경쟁이 예상된다.

14일 금융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해 1월 1일부터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을 시행한다. 금융회사 클라우드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중요정보의 클라우드 이용을 허용했다. 대신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및 보안 요구사항은 더욱 엄격해 진다.

실제 이번 개정안에 따라 금융회사 및 전자금융업자는 클라우드를 이용해 개인신용정보, 고유식별정보와 같은 '중요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다만, 사고 발생 시 법적 분쟁, 소비자 보호, 감독 관할 등을 고려해 우선 국내 소재 클라우드에 한해 허용된다. 해외 소재 클라우드 허용은 점진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최근 금융분야 디지털화(digitalization)가 폭넓게 확산됨에 따라 클라우드 이용 확대와 관련한 추가 규제완화 필요성이 지속 제기됐다"고 개정안 배경을 설명했다.

개정안이 국내 소재 클라우드에 한해 허용된다는 점을 이유로 국내 IT서비스 기업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LG CNS가 가장 힘을 쏟는 분위기다. LG CNS는 1월 31일 AWS와 금융 클라우드 사업 확대를 위해 손잡고 금융 맞춤형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LG CNS는 20년 금융사업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노하우, 클라우드 구축∙운영 역량을 더하고 AWS는 글로벌 클라우드 역량을 결합해 6개 금융산업별(은행, 카드, 생보, 손보, 증권, 캐피탈) 업무 특성에 최적화된 '한국형 금융 클라우드 모델'을 공동 개발했다. 한국형 금융 클라우드 모델은 금융 업무 특성, IT 정책 및 관련 국내 법·규제를 반영한 클라우드 서비스 모델이다.

특히 두 회사가 만든 한국형 금융 클라우드 모델은 프라이빗(private)과 퍼블릭(public) 클라우드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모델이다. 개인정보 등 중요 고객 정보를 포함하는 계정계와 같은 영역은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거래 기록을 관리하고 분석하는 정보계와 같은 영역은 퍼블릭 클라우드로 구성하는 등 금융사가 클라우드로 성공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SK㈜ C&C는 클라우드 제트를 중심으로 금융권 시장을 공략한다. SK㈜ C&C는 IBM과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클라우드 제트는 퍼블릭 및 프라이빗,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모델을 모두 제공한다.

SK㈜ C&C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국민은행 차세대 K프로젝트에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한다. 계정계를 제외한 정보계, 마케팅허브, 전자금융 플랫폼 등을 묶어 ‘프라이빗 클라우드’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삼성SDS는 대외적으로는 인력 중심의 금융 SI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삼성SDS는 플랫폼 기반의 금융 사업은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이유로 업계는 삼성SDS 움직임을 예의주시한다.

실제 삼성SDS는 2018년 하반기부터 프라이빗 클라우드 및 AWS, MS, 구글, 오라클, 알리바바 등 5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삼성SDS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로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삼성SDS는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금융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업무 특성에 맞춘 컨설팅과 전환, 운영에 이르는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삼성SDS는 삼성생명, 화재, 카드 등 주요 금융계열사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주목을 받는다.

BC카드를 계열회사로 둔 KT도 최근 금융사 대상 보폭을 넓히고 있다. 메타넷그룹 2개사 대우정보시스템-코마스도 클라우드 시장 진입을 위한 기반기술 쌓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당장 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되기 보다는 신규 투자 중심으로 단계적인 확장을 예상한다.

국내 은행 한 관계자는 "법이 시행됐다 하더라도 시장 상황이 당장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보수적인 금융권은 여전히 눈치보기를 할 뿐 아니라 개정안의 실효성도 여전히 의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