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덕'(Otaku)은 해당 분야를 잘 아는 '마니아'를 뜻함과 동시에 팬덤 등 열정을 상징하는 말로도 통합니다. IT조선은 2018년 시작과 함께 애니메이션・만화・영화・게임 등 오덕 문화로 상징되는 '팝컬처(Pop Culture)'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어린시절 열광했던 인기 콘텐츠부터 최신 팝컬처 분야 핫이슈까지 폭넓게 다루머 오덕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시티헌터와 미모의 괴도 세 자매가 활약하는 만화 ‘캣츠아이(CAT'S♥EYE)’의 세계관 이 연결됐다. 시티헌터 신작 애니메이션에 캣츠아이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며 그간 만화 팬들이 상상만하던 시티헌터와 캣츠아이의 세계관 융합이 현실화 됐다.

8일 일본서 개봉된 시티헌터 신작 애니메이션 ‘신주쿠 프라이빗 아이즈'가 현지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일본 매체 시네마투데이에 따르면 극장판 시티헌터는 8~11일 4일간 32만4824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4억5159만엔(46억원)의 흥행 수입을 기록했다.

8일 일본에 개봉된 시티헌터 신작 ‘신주쿠 프라이빗 아이즈' 포스터 일러스트. / 애니플렉스 제공
8일 일본에 개봉된 시티헌터 신작 ‘신주쿠 프라이빗 아이즈' 포스터 일러스트. / 애니플렉스 제공
영화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일본에서 티켓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피아의 영화 만족도 조사에서 시티헌터 신작은 93.1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보면, ‘20년만에 만난 시티헌터 주인공과 캐릭터가 변함없이 멋져 좋았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1987년부터 1999년까지 시티헌터 주인공 ‘사에바 료'를 연기한 ‘카미야 아키라(神谷明)' 등 성우가 신작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한 것도 호평을 이끄는 데 주효했다.

◇ 시티헌터 신작으로 분명해진 캣츠아이와 시티헌터의 세계관 연결고리

만화·애니메이션 마니아 사이에서 이번 시티헌터 신작은 시티헌터의 ‘모태’라고도 할 수 있는 만화 ‘캣츠아이'와의 세계관 연결고리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시티헌터 신작 속 캣츠아이 세 자매. / 애니플렉스 제공
시티헌터 신작 속 캣츠아이 세 자매. / 애니플렉스 제공
캣츠아이는 시티헌터 보다 앞선 1981년 만화책으로 소개된 작품이다. 만화는 낮에는 카페를 운영하는 키스기 세 자매가 밤에는 물건을 훔치는 괴도로 활약한다는 내용을 담은 러브 코미디 작품이다. 괴도 캣츠아이가 훔치는 물건은 유럽 화가 미켈 하인츠의 작품과 유품이다. 화가 미켈은 키스기 세 자매의 아버지다.

주인공 세 자매는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레오타드 복장으로 괴도 행각을 벌인다. 이들을 그린 이는 미녀를 예쁘고 섹시하게 그리기로 이름난 만화가 호조가 담당한 만큼 1980년대 청소년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시티헌터는 본래 캣츠아이의 번외편 단편 만화 형식으로 첫 선을 보였으며, 캣츠아이 만화 연재가 끝난 뒤 1985년 원작자 호조 츠카사의 새 연재 작품으로 소개됐다.

신작 ‘시티헌터 신주쿠 프라이빗 아이즈'에서는 캣츠아이 주인공인 키스기 세 자매가 등장한다.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가한 코다마 켄지(こだま 兼嗣) 디렉터는 "캣츠아이와 시티헌터의 만남은 단순한 협연이 아니다"며 "만나야 할 캐릭터와 작품이 합류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두 작품의 연결고리는 이전부터 존재했고, 세계관 융합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시티헌터에서 대머리에 근육질 킬러 ‘우미보즈’가 운영하는 카페 역시 캣츠아이의 키스기 세 자매가 본래 주인이라는 설정을 덧붙였다. 이 때문에 애니메이션에서는 캣츠아이 카페에서 키스기 세 자매와 우미보즈, 미키가 서로 만나는 장면이 연출된다.

캣츠아이 일러스트. / 야후재팬 갈무리
캣츠아이 일러스트. / 야후재팬 갈무리
만화가 호조에 따르면 시티헌터 주인공 ‘사에바 료'는 만화 캣츠아이 속에서 기자 행세를 하지만 정체는 ‘네즈미(쥐)’라 불리는 괴도인 ‘카미야 마사토(神谷真人)’를 기반으로 탄생한 인물이다.

호조는 카미야를 소재로 번외편 작품을 그리고자 아이디어를 정리했고, 결과적으로 캣츠아이의 카미야가 시티헌터의 사에바가 됐다는 설명이다.

호조는 1월 2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시티헌터 애니메이션 기자회견장에서 "여자밝힘증이 강한 캐릭터인 사에바가 캣츠아이의 많은 여성 팬을 떠나게 할까 고민됐다"며 "시티헌터는 캣츠아이의 여성 독자를 버린다는 각오로 연재를 시작한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일본 출판사 슈에이샤(集英社)에 따르면 ‘캣츠아이' 시리즈 만화책은 단행본 기준 1800만부가 판매됐다. 원작자 호조가 여성 독자를 버릴 각오로 그린 ‘시티헌터'는 2017년 기준 5000만부 이상이 팔렸다. 결과적으로 만화가의 당시 판단이 옳았던 셈이다.

만화가 호조는 이번 시티헌터 극장 애니메이션이 흥행하면 또 다른 신작이 탄생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시티헌터의 또 다른 신작 애니메이션이 등장한다면 호조의 대표작 시티헌터와 캣츠아이의 세계관 융합은 더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