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업계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되지만, 정착 업계 1위인 KT는 국회의 ‘합산규제 추진’에 발목이 잡혔다.

최근 방송 업계는 이동통신사와 케이블TV 업체간 인수합병으로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 오른다. LG유플러스는 14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CJ ENM이 보유한 CJ헬로의 주식 CJ헬로 지분 53.92%(4175만6284주) 인수 안건을 의결했다. 인수금액은 8000억원에 달한다.

./ 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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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로 유료방송 전체 시장의 24.43%를 차지하며 KT의 뒤를 이어 2위 자리에 오른다. 졸지에 3위로 내려앉은 SK텔레콤은 빠르면 금주 중 케이블TV 업계 2위인 티브로드와 합병 관련 MOU를 체결해 방어에 나선다.

2, 3위 업체의 도전에 1위 KT의 마음이 조급해진다. KT스카이라이프를 보유한 KT는 30.86%의 점유율로 유료방송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국회가 가입자 확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합산규제 부활을 검토 중이라 불안감을 느낀다.

합산규제란 특정 유료방송(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사업자가 특수 관계자인 타 유료방송 사업자를 합산해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제한 것이다. 합산규제는 3년 일몰법으로, 원칙적으로 2018년 6월 일몰됐다.

기존 방송법에서 케이블TV와 IPTV 사업자의 가입자 비율이 방송 시장의 3분의 2를 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위성방송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회가 합산규제 관련 연장을 논의하는 것은 ‘형평성’ 논란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최근 유료방송 업계는 사업자간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 경쟁으로 양상이 변화했다. 과거 획일적으로 규정했던 방송 사업자간 장벽이 일시에 허물어진 것으로, KT를 규제하기 위한 합산규제가 통과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 하다.

KT 입장에서는 국회 움직임에 맞서 합산규제 폐지를 주장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국회에서는 2018년 11월 발생한 아현지국 화재에 따른 청문회 논의가 있는데, 여기에 방송 분야 최대 이슈인 합산규제 관련 입장을 발표했다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유료방송 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M&A로 몸집 불리기에 나섰지만, 1위 사업자인 KT는 국회에서의 합산규제 부활 움직임 때문에 손발이 묶였다"며 "SK텔레콤의 티브로드 인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방송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국회는 합산규제를 폐지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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