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역직구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에 힘입어 중소 규모 한국 온라인 쇼핑몰이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K팝 한류 열풍에서 시작한 한국 상품 인기가 일본 10대들을 중심으로 한국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으로 이어지면서다.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쇼핑 업계가 일본 역직구 시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온라인 쇼핑몰을 찾는 일본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기준 국가별 온라인 해외 직접판매액 자료에 따르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일본으로의 한국 상품 판매액 성장세는 30.7%로 중남미 지역 다음으로 높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도 중국(7728억원)에 이어 일본(504억원)이 2위를 기록했다.

국가(대륙)별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 구성비를 살펴봐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중국(2.8%p)에 이어 일본(0.8%p)의 비중이 상승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한류 문화에 대한 관심이 뚜렷한 곳으로 꼽혔던 아세안 지역의 판매액은 지난해 4분기 기준 453억원으로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대비된다.

전체 해외 직접 판매액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7% 증가해 매 분기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K패션은 일본 온라인 쇼핑 시장이 주목하는 상품군으로 꼽힌다. 일본 소비자의 온라인 한국 패션 상품 구매 채널을 보면, 전체 504억원 중 온라인 면세점을 통한 거래액은 58억원에 불과하다. 전체 약 88%의 한국 패션 상품 판매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몇 년 새 일본도 모바일 보급률 증가에 따라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이미 시장 규모도 전 세계 4위 수준이면서 매년 1조엔(10조 1814억원) 단위 성장을 이어가고 있을만큼 잠재력도 뚜렷하다는 평가다.

2018년 일본 경제산업성의 발표에 따르면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도 2017년 16조5054억엔(168조464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성장했다.

2018년 4분기 기준 해외에서의 한국 상품 판매 금액./ 통계청
2018년 4분기 기준 해외에서의 한국 상품 판매 금액./ 통계청
◇ 콘텐츠로 일본 눈길 사로잡은 한국 쇼핑몰, 차별화 전략이 관건

최근 한국 온라인 쇼핑 업계는 일본 10대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국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 아이돌 사복 패션이 인기를 끌면서 일상 속에서도 입을 수 있는 편안한 스타일의 옷을 파는 온라인 쇼핑몰에 일본 10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 온라인 쇼핑몰들은 기존 일본 쇼핑몰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화보 스타일의 다양한 상품 사진과 스타일링 등을 콘텐츠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는다.

인기 한국 온라인 쇼핑몰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인기를 끄는 인플루언서(SNS 상에서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인)가 다양한 착용샷을 보여주며 사이트 자체에 풍성한 볼거리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일본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사진은 흰 배경에 상품 전후면만 노출한 단순한 이미지가 많다.

일본 시장의 높아진 관심 일면에는 한계도 놓여있다. 일본 유통시장은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거래가 강세다. 오프라인 상에서 직접 물건을 보고 결제하는 것을 중시할만큼 신뢰도를 중시한다는 점도 그동안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의 발목을 잡아왔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오픈마켓 중심 대형 온라인 쇼핑몰보다는 패션 전문 브랜드인 중소 규모 쇼핑몰이 주로 일본 진출에 관심을 갖고 있다.

모바일 보급 증가와 온라인 시장이 확대에도 불구하고 상품을 수령받는 자리에서 배송 운전사에게 상품 구매 대금을 지급하는 ‘다이비키’ 문화도 여전히 남아있다. 신뢰도를 중시하기 때문에 기업 대표자와 설립일, 주소를 비롯해 사업 거래 은행 등 온라인 쇼핑몰 운영 정보를 반드시 확인하는 문화기도 하다.

이외에도 일본 소비자들은 상품 구매 결정이 까다로운 반면, 최초 구매 경험이 재구매율에 미치는 영향도 커서 고객 응대 시스템을 잘 갖춰놓지 않으면 고객의 외면을 받기 쉽다.

라쿠텐과 아마존재팬 등 이미 일본 시장을 점령한 대형 온라인 쇼핑 플레이어와의 경쟁도 무시할 수 없다. 2017년 기준 아마존의 일본시장 점유율은 23%, 라쿠텐은 18.5%에 이른다. 일본 시장 진출에 한국의 오픈마켓 중심 대형 온라인 쇼핑몰보단 중소 규모 온라인 전문 브랜드의 틈새전략이 아직까진 더 경쟁력이 있는 이유기도 하다.

카페24 관계자는 "한국 전문몰들의 성공적인 일본시장 진출에는 ‘현지화'된 온라인 쇼핑몰 환경 구축이 필수"라며 "일본 소비자들이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최적화된 온라인 쇼핑 환경을 갖춰야 방문 유입과 매출 발생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