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에 빠진 '한국' 덕분에 백화점은 '호실적'…2019년 변수는 면세점

입력 2019.02.21 06:00

오프라인 유통가가 각종 이슈에 시달리며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백화점은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비결은 연간 매출 신장률 20%에 달한 ‘명품’ 덕분이다. 소비 양극화 시대, 명품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성향이 백화점의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화점별 점포 전경. / 각 백화점 제공
무리한 출점 대신 주력 점포의 운영 효율화, 매장 공간 확대 등 백화점 업계가 펼친 ‘내실화’ 전략도 유효했다. 백화점 업계는 2019년에도 같은 전략을 통해 견조한 실적을 올릴 계획이다.

변수는 면세점 사업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조금씩 늘며 면세점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시장 규모 자체도 크다. 반면, 경쟁 심화와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강남 면세점 벨트는 위험 요소로 꼽힌다.

21일 롯데쇼핑 관계자는 "국내 소비경기가 좀처럼 회복되고 있지 않으나, 백화점은 선방했다"며 "점포 효율화와 수익성 중심 상품군, e커머스 등을 강화해 실적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 명품 브랜드 앞세운 백화점, 2018년 좋은 실적 기록

2018년 신세계는 매출 4조5508억원, 영업이익 2423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보다 매출은 1.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0.2% 늘었다. 롯데백화점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18년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3조2318억원, 2017년보다 0.7% 늘었다. 영업이익은 7.4% 늘어난 4248억원이다.

현대백화점은 연간 매출 1조8622억원, 영업이익 3567억원을 올렸다. 2017년보다 매출은 0.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4% 줄었다. 백화점 자체의 실적은 좋았으나, 2018년 10월 개설한 면세점 부문 영업손실 규모가 반영된 결과다.

신세계백화점 명품 브랜드 대전 현장. / 신세계백화점 제공
백화점 업계의 실적은 명품이 이끌었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2017년 18.4%, 2018년에는 20%에 달한다. 전체 매출 신장률 4.4%를 한참 앞선다. 현대백화점의 명품 매출 신장률 역시 신세계백화점과 비슷한 수준이다. 롯데백화점의 실적을 이끈 것도 지난해보다 매출이 15%쯤 늘어난 명품이다.

무리한 출점 대신 점포의 비용, 공간 효율화를 노린 점도 유효했다. 광고와 판매관리비용을 줄이고 유휴공간을 확보, 신규 매장을 출점하는 식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을,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을 각각 2018년 개조 후 재개장했다. 양사 모두 내부 공간을 늘려 신규 매장을 입점시키고 면세점도 개장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리빙·식품·여성남성·해외패션관을 2022년까지 개조 후 재개장한다. 가장 먼저 1월 문을 연 롯데백화점 본점 주방·식기 코너에서도 명품이 활약한다. 이 곳에 스페인·이탈리아·포르투갈·독일산 명품 식기 브랜드가 대거 입점한다.

◇ 백화점 "명품과 점포 효율화, e커머스로 수익 이끌 것"…면세점은 변수

외형보다 내실을 단단히 다지는 백화점 업계의 전략은 2019년에도 이어진다. 롯데쇼핑과 신세계백화점은 2019년부터 본격 운영할 온라인 e커머스 사업에서도 수익이 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백화점 업계는 한편으로 면세점을 주목한다. 롯데그룹에 이어 2015년 신세계가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8년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이 면세점을 마련했다.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이 부문 매출 규모는 2018년 기준 18조9600억원에 달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개장 포스터. / 현대백화점면세점 제공
강자는 2018년 7조5000억원 매출을 올린 롯데면세점이다. 면세점 법인 신세계디에프의 2018년 매출도 2조84억원에 달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 시장 진출 후 매출 6700억원, 2020년까지 매출 1조원을 올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이 조금씩 늘어나는 점은 면세점 업계에 반가운 소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7년 급감 후 2018년 다소 회복됐다. 2018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535만명쯤으로, 2017년 1333만명보다 많다. 면세점 ‘큰 손’으로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도 2018년 479만명쯤이다. 2017년 417만명보다 늘었다.

암초도 많다. 중국 정부는 2018년 신전자상거래법에 의거해 세관 검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한국 면세점 매출에 혁혁한 공을 세우는 중국 따이공(보따리상)이 주 규제 대상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데려오면 면세점이 지급하는 송객 수수료 경쟁도 여전하다. 이 탓에 면세점 업계의 영업이익률은 전통적으로 5% 남짓으로 작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구축한 ‘강남 면세점 벨트’도 활성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정부는 2018년 12월 발표한 2019 경제정책방향에서 시내면세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백화점 면세점 사업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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