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 스크린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액세서리입니다."

27일(이하 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 현장에서 기자와 만난 LG전자 한 관계자는 듀얼 스크린이 앞서 ZTE가 선보인 경첩형 폴더블폰 ‘엑손M’과는 비교 대상이 아니라며 이같이 말했다.

LG 듀얼 스크린. / LG전자 제공
LG 듀얼 스크린. / LG전자 제공
LG전자는 MWC 2019 개막 하루 전인 24일 언팩 행사에서 5G폰 V50씽큐와 함께 듀얼 스크린을 선보였다. 듀얼 스크린은 V50씽큐를 부착해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유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품이다.

V50씽큐를 부착한 듀얼 스크린은 전반적인 제품 디자인만 놓고 보면 엑손M과 비슷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ZTE는 당시 엑손M을 폴더블폰이라고 주장했지만, 엄밀히는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경첩으로 이어놓은 데 불과했다.

엑손M과 달리 듀얼 스크린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V50씽큐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액세서리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엑손M은 폴더블이 지향하는 미려함도 확보하지 못했고, 안드로이드 OS상에서 두 개 디스플레이에 최적화된 앱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실패작이 된 제품이다"라며 "듀얼 스크린은 어디까지나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사항으로, 멀티태스킹이 필요하다면 액세서리처럼 구매해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엑손M과는 완전히 다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듀얼 스크린 자체는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제품이 아니다. V50씽큐를 끼워야 의미가 있는 제품이 된다. 별도 배터리도 탑재하지 않아 V50씽큐의 배터리를 활용한다. 결국 듀얼 스크린의 콘셉트는 커버형 스마트폰 케이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소재가 일반적인 패브릭이나 가죽이 아닌 플라스틱 재질로, 커버 안쪽에 올레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점이 다른 셈이다.

다만, LG전자가 듀얼 스크린을 V50씽큐 구매자가 선택할 수 있는 액세서리로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가격 책정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디스플레이가 완전히 접히는 폴더블폰이 200만원을 넘는 가격은 물론이고, 소비자 만족도 측면에서도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폴더블이 지향하는 휴대성과 넓은 화면, 멀티태스킹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듀얼 스크린이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권봉석 LG전자 HE·MC사업본부장도 MWC에 앞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보다 롤러블이 앞선 기술로 평가받는데, LG는 CES에서 롤러블 TV를 선보인 바 있다"며 "시장에서 폴더블폰을 확실히 필요로 하는지와 시장이 요구하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를 판단할 때 아직은 시기상조가 아닌가 하고 판단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폴더블폰이 과도기적 제품이라는 분석은 LG전자만의 입장은 아니다. 앞서 중국 로욜이 선보인 폴더블폰 ‘플렉스파이'는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부분이 울퉁불퉁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MWC 2019에서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정면으로 겨냥해 선보인 폴더블폰 ‘메이트X’도 플렉스파이보다는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여전히 부분적으로 울퉁불퉁한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것이 확인되며 도마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MWC 2019 개막 닷새 전 공개한 ‘갤럭시 폴드'의 경우 처음에는 중국 제조사와는 격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MWC 현장에 전시된 제품을 실제로 본 관람객의 반응은 자못 엇갈린다. 갤럭시 폴드가 접히는 부분인 디스플레이 한 가운데에 가늘게 움푹 패인 부분을 육안으로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표면도 전반적으로 매끄럽지 않고 미세하게 굴곡진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MWC 2019 부스에 전시한 갤럭시 폴드. / 노동균 기자
삼성전자가 MWC 2019 부스에 전시한 갤럭시 폴드. / 노동균 기자
물론, 디스플레이 기술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의 안으로 접는 방식이 로욜이나 화웨이가 적용한 바깥으로 접는 방식보다 훨씬 구현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지만, 어느 쪽이든 현 시점에서는 완제품으로서의 완성도에 의구심이 남는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인폴딩을 실제로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곳은 현재로서 삼성전자가 유일하고, 화웨이로서는 다른 대안을 찾다가 아웃폴딩에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며 "폴더블이 의미 있는 양산 단계의 제품인지 아닌지는 섣불리 판가름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제품을 직접 만져볼 수 있을 정도는 돼야 소비자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