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시대] ②충동구매해도 후회없다

  • 우병현 IT조선대표
    입력 2019.03.07 10:30 | 수정 2019.03.07 10:45

    인공지능 시대 기계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뇌를 단련해야 한다. 뇌 단련법으로는 역시 독서가 최고다.
    디지털 시대의 독서 플랫폼은 종이에서 전자책으로 급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전자책을 활용하면 나만의 도서관을 클라우드에 만들어, 언제 어디서든지 독서할 수 있다.
    또 인공지능 음성(Text to Speech)를 이용해 귀로 듣고, 손으로 밑줄을 그어 친구들과 소셜미디어에서 나의 독서체험을 공유할 수 있다. 전자책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에 맞춰 새로운 전자책 독서법 등 전자책 활용법 시리즈를 소개한다./편집자 주

    매주 주말에 신문의 신간 책을 다루는 북섹션을 즐겨 읽는다. 서평을 보다가 읽고 싶은 책을 만나면 ‘출근해서 교보문고에 들어 책을 사야지’ 하고 마음을 먹는다. 하지만 월요일 출근해서 정신없이 일하다 어느덧 금요일 오후가 되면 책 구매 의사는 그냥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다.

    그래서 신문에서 꼭 읽고 싶은 책이다 싶으면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을 방문해 원하는 책을 검색한다. 하지만 바로 구매 버튼을 클릭하지 못하고 한참 망설인다. 그러다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결제를 하지 않고 온라인 서점을 빠져 나오거나 보관함에 넣어 둔다.

    책은 가격은 1만원~2만원 사이에 불과하지만 이른바 ‘고관여 제품’ 속성을 지닌다. 마케팅에서 자동차나 전자제품 등은 고가에다 옵션이 복잡하기에 소비자는 가격과 성능관련 정보를 찾고 해석하는데 시간을 많이 들이는 대표적인 고관여제품이다.

    책의 경우 상품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독서하는데 드는 시간 부담이 큰 상품이어서 고관여 제품에 가깝다. 한 권을 독파하려면 적어도 1주일은 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내가 원하는 내용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책 구매를 망설이게 만든다. 그래서 독서 욕구를 느끼고도 머리속에서 ‘다음에 읽지'하는 마음에 구입을 주저하는 것이다.

    책에 비해 영화는 비교적 쉽게 구입을 결정하는 상품이다. 영화 한편을 보는데 2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된다. 또 영화를 보고 나서 불만을 느껴도 ‘2시간 쯤이야’ 하고 손을 털면서 내 선택을 깨끗하게 잊을 수 있다.

    나는 북 섹션 기사를 보고 구매 의사가 솟으면, 전자책 서점에서 바로 그 책을 검색한다. 2019년 1월 조선일보에서 ‘한국, 한국인’라는 책을 쓴 마이클 브린 전 서울외신기자클럽회장 인터뷰 기사를 읽고 스마트폰에서 전자책 서점을 바로 찾았다.


    신문의 북섹션 기사를 단서(마이클 브린)로 삼아, 전자책에서 책(한국, 한국인)을 검색한 결과 모습
    브린은 오랫동안 서울 특파원으로 활동한 영국출신 저널리스트다. 그는 인터뷰에서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민주주의가 '민심(民心)'에 기반한다는 아주 강한 믿음"이라고 말했다. 기사를 읽으면서 브린이 어떤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가 궁금해 전자책 서점을 찾았던 것이다.

    전자책 서점에서 브린의 책을 검색을 했더니 검색 목록에 원하는 책이 바로 뜨자 반가운 마음으로 지체하지 않고 ‘한국, 한국인’을 구입했다.


    ./김다희 기자
    이런 나의 책 구입 행동은 충동구매다. 하지만 1만4000원짜리 충동구매가 주는 지적 만족감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책을 읽기 시작하고 나서 다양한 자리에서 혼돈의 한국 사회와 함께 브린의 책이 화제에 오르면 나는 뿌듯함을 느낀다. 서평을 본 것과 실제 책을 읽고 있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난다.

    디지털 시대 소비자는 구매 욕구를 바로 구매행동으로 연결하고 싶어 한다. 구입까지 간격이 생기면, 소비자는 딴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계산이 서지 않을 때 끝없이 미루고 싶어하는 인간 본성이 그 간격에서 작동하기 마련이다.

    전자책의 장점은 구매 욕구가 생길 때 손을 뻗으면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신문은 전자책 충동구매 욕구를 일으키는 자극제다. 또 동호회, 동문 모임에서 만나는 친구들이 책 충동구매 원인 제공자들이다. 친구들이 추천한 책을 전자책 서점에서 구입하면 신문보다 만족도가 더 높다.

    만약 한 달에 4~5권 정도 전자책을 충동 구입하면 1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든다. 이 비용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리디셀렉트, 밀리의 서재 등 정액제 전자책 서비스를 추천한다. 만약 신문과 지인이 책을 추천하면 정액제 라이브러리안에서 검색해보고, 목록에 뜨면 바로 선택하면 된다. 정액제 전자책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정액제 커버리지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어, 웬만한 책을 이용할 수 있는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다.

    월정액제 서비스로 전자책을 제공하는 밀리의 서재
    물론 독서 욕구가 생길 때 마다 전자책을 구입하면 ‘언제 다 읽나’ 하는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정액제 서비스라도 그런 부담은 비슷하게 느낄 수 있다. 책 판매원의 화술에 넘어가 몇십권 짜리 전집을 집에 쌓아놓고 몇권 읽지 않았던 경험을 했다면, 전자책에서도 독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충동구매를 한 책이 아무리 내 서재에 쌓여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자책 서재가 내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있지 않고 구름(Cloud)위에 있기 때문이다. 즉, 전자책은 언제 어디에서든지 내가 읽고 싶을 때 스마트폰 등 디바이스로 순식간에 불러낼 수 있는 책이다.

    종이 책의 경우 집 서재나 회사 사무실에 보관한다. 지방 출장차 기차를 타고 가는데, 시간이 남아서 집 서재에 있는 책을 읽고 싶어도 어찌할 방도가 없다. 병원에서 1시간 가량 대기해야할 상황에 처해 주말에 읽던 소설을 읽고 싶은 욕구를 느껴도, 그냥 스마트폰이나 만지작거려야 한다.

    전자책 서재의 특성은 독서 욕구를 느낄 때, 독서할 수 있는 자투리 시간을 만났을 때 바로 구름에서 책을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불러서 읽을 수 있는 점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디지털 마법을 책이라는 콘텐츠에 구현한 것이다.

    전자책만의 특성을 이해했다면,이제부터 전자책으로만 할 수 있는 시공을 넘나드는 새로운 독서법을 익히면 된다.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