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시대] ④전자책은 소셜 리딩과 러닝 플랫폼이다

  • 우병현 IT조선대표
    입력 2019.03.09 07:00

    인공지능 시대 기계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뇌를 단련해야 한다. 뇌 단련법으로는 역시 독서가 최고다.
    디지털 시대의 독서 플랫폼은 종이에서 전자책으로 급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전자책을 활용하면 나만의 도서관을 클라우드에 만들어, 언제 어디서든지 독서할 수 있다.
    또 인공지능 음성(Text to Speech)를 이용해 귀로 듣고, 손으로 밑줄을 그어 친구들과 소셜미디어에서 나의 독서체험을 공유할 수 있다. 전자책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에 맞춰 새로운 전자책 독서법 등 전자책 활용법 시리즈를 소개한다./편집자 주

    2017년 11월 출근길에 아누 파트타넨의 ‘우리는 미래에 조금 먼저 도착했습니다’를 읽다가 ‘얀테의 법칙’ 대목에서 시선이 멈췄다. 망치로 머리를 맞는 기분이 들었다. 현실속에서 내가 겪는 정신적 고통의 원인 얀테의 법칙에 어긋하는 감정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그 순간 얀테의 법칙을 페이스북에 나의 페친과 공유하고 싶었다.

    스마트폰 전자책 앱에서 얀테의 법칙을 손가락으로 밑줄을 그어 페이스북에 간단한 소개와 독후감을 보태 공유했다.

    "몇해 전에 북유럽 모델 관련 책을 조금 읽었습니다. 희망찾기 노력이었습니다. (이 책은)핀란드 출신으로 미국 남자와 결혼해 핀란드 시각에서 미국의 내부를 해부한 책입니다.
    현 시점 한국 사회에서 희망을 찾고 싶은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페이스북 2017년 11월 23일)

    많은 페이스북친구들이 내가 공유한 글에 ‘좋아요’를 눌렀고 댓글을 달았다.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등 얀테의 법칙 10가지에 깊은 공감을 표시한 것이다. 또 내 글을 다시 공유하는 친구도 있었다. 페이스북의 이런 반응을 보면서 ‘공유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나는 책에서 멋진 문구를 나중에 써먹기 위해 저장한다. 그중에서 일부는 페이스북에 공유를 한다. 좋은 책, 좋은 구절을 혼자만 알고 즐기기가 아까워서 디지털 공간에서 나의 친구들과 나누고 싶어서다.

    소셜 미디어속 친구들이 나의 독서 경험에 공감을 해주면 책읽는 재미가 더 깊어진다. 조용한 곳에 앉아 책의 세계에 깊이 침잠하면서 내면의 소리를 즐기는 혼자만의 독서도 좋다. 하지만 나의 독서 체험을 디지털 공간에서 공유해서 함께 읽는 느낌을 갖는 ‘소셜 리딩(Social Reading)'은 더 좋다.

    여러 사람이 함께 읽고 책을 소재로 대화를 나누는 문화는 책이 발명되면서 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대에 들어 책이 대중화되면서 함께 읽기 문화는 ‘북클럽’형태로 널리 퍼졌다.

    오프라인 독서 클럽은 여러가지 장점이 많지만 많은 제약이 뒤따른다. 즉, 한꺼번에 또 자주 모이기가 힘들다. 디지털 기술 혁명은 독서 모임의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제거함으로써 수만명이 어디서든지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국에서 2006년 설립돼 2013년 아마존에 거액에 인수된 굿리즈(Goodreads)는 소셜 리딩의 개척자다. 독자들은 읽은 책부터 읽고 있는책, 읽고 싶은 책 자신의 독서목록을 친구들과 공유한다. 한국에서는 알라딘의 북플(bookple)이 굿리즈와 유사한 소셜 리딩 플랫폼이다.

    ./김다희 기자
    책을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거나 공감하는 대목을 즉시 친구들과 공유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별점을 매기고 독후감을 올릴 수 있다. 또 독서 커뮤니티를 만들어 온라인에서 토론을 벌이기도 하고, 매년 올해의 책을 투표를 통해 선정한다.

    굿리즈는 함께 책을 읽고 독서 체험을 공유하고 싶은 인류의 욕구를 가장 잘 수용한 ‘소셜 리딩’플랫폼이다. 소셜 리딩은 책 판매에 막강한 영향력을 만들어내는 공간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굿리즈가 매년 독자들의 투표로 각 분야 최고의 도서를 선정하는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는 그래미나 아카데미상과 같은 권위를 자랑한다.

    소셜 리딩은 수평적으로 배우고 가르치는 ‘소셜 러닝(Social Learning)’ 역할도 수행한다. 한 권의 책을 지구촌 곳곳에서 숫자 제약을 받지 않고 함께 읽으면서 밑줄 긋기, 주석 등 독서 경험을 같이 공유할 수 있다. 또 소셜 리딩에 참여한 사람이 선택한 문구를 계산하여 랭킹을 매길 수 있다.

    아마존 킨들의 경우 메뉴에서 ‘Popular Highlights’(인기 문구)를 선택하면 같은 책을 읽는 사람들이 공감하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한 문구를 자동적으로 합산하고 랭킹을 매겨서 보여준다. 인기 문구 리스트가 이 책의 고객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아마존 킨들 앱의 메뉴에서 ‘Popular Highlight’를 선택하면 같은 책(Hit Refresh)를 읽은 독자들이 공유한 문구를 랭킹 순으로 보여준다.
    조선일보가 2012년 한국 사회의 리더 101명이 추천한 고전을 소개하는 기획시리즈를 했다. 이 기사를 보면서 101명이 추천한 고전을 한 달에 한 권씩 소셜 리딩하는 프로그램을 상상했다.

    수만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선택한 문구를 공유하고, 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질문하고 이에 누군가가 답을 하면서 소셜 리딩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고전을 소셜 리딩하면 강의실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면서 힘들게 공부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면서 재미있을 것이다.

    소셜 리딩의 또 다른 장점은 공통 텍스트를 놓고 인사이트와 관점을 공유할 수 있는 점이다. 댓글과 게시판 중심의 온라인 토론 마당은 진영대 진영간 전쟁터다. 공통의 텍스트는 맥락을 제공함으로써 극단적 관점 대립의 독성을 완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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