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평 속에서도 관객을 끄는 영화가 있다. 대표작으로는 ‘스타워즈'·’마블’ 시리즈 등이 있다. SF 영화 대표주자인 스타워즈는 1977년부터 지금까지 42년 이상 방대하면서도 세밀하게 짜여진 세계관과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스토리 영향으로 안볼래야 안볼 수 없는 시리즈로 거듭났다. 어벤져스 등 마블 히어로 영화 역시 방대한 스토리라인을 구축 중이다.

최근 개봉한 ‘캡틴 마블’은 국내 개봉 첫주 303만 관객을 달성했다. 이는 2018년 4월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첫 주 누적 관객수인 476만명과 비교해 173만명 적다. 하지만 2018년 2월 개봉한 ‘블랙팬서' 첫주 흥행성적(309만명)과 비교하면 비슷하다.

캡틴 마블. /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캡틴 마블. /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캡틴 마블은 영화가 개봉되기 전부터 주연 배우 ‘브리 라슨'의 패미니스트 성향의 발언과 마블 창조주인 만화가 ‘스탠 리' 사망 애도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진을 SNS에 올리고, 이에 대해 마블 팬들에게 사과조차하지 않는 등 배우의 태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영화 흥행 전망에 적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캡틴 마블은 솔로 마블 히어로 영화 중 가장 크게 흥행했다고 평가받는 ‘블랙팬서'와 비슷한 성적을 내면서 영화 흥행 불안감을 없앴다.

영화 업계 한 관계자는 캡틴 마블 흥행 성공에 대해 "관객은 배우에 대한 논란보다 4월 개봉될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이어지는 영화 스토리가 더 궁금했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한 편의 영화가 아닌 마블 시리즈에 대한 대중의 기대와 호감도가 크다는 것이다.

실제 캡틴 마블은 칭찬 일색인 과거 마블 영화에 비해 시청자에 따라 ‘재미있다'와 ‘구성이 최악이다' 등 호불호가 크게 엇갈린다.

유명 영화 평가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도 캡틴 마블은 11일 기준 다른 마블 영화에 비해 다소 낮은 ‘신선도 80%’ 점수를 받았다. 참고로, 블랙팬서는 신선도 97%,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85%를 기록했다. 이는 재미나 완성도 측면에서 타 마블 히어로 영화보다 못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캡틴 마블과 유사한 사례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도 찾을 수 있다. 반지의 제왕 3부작에 대한 평가는 로튼토마토 기준 신선도 91%~95%로 점수가 상당히 높지만, 같은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호빗(the Hobbit)’ 3부작의 경우 60~74%로 반지의 제왕 대비 시청자 평가가 떨어진다.

반면, 호빗의 매출은 전 세계 10억달러(1조1576억원)로, 반지의 제왕 3부작 중 가장 높은 흥행 기록을 세운 ‘왕의 귀환'의 11억달러(1조2696억원)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호빗. / 워너브러더스 제공
호빗. / 워너브러더스 제공
인기 영화 시리즈는 도중에 ‘망작’이라 평가받는 작품이 등장해도 팬들은 결국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영화 업계 시각이다.

마블 영화 세계관을 창조한 ‘케빈 파이기(Kevin Feige)’ 마블 스튜디오 대표는 2018년 5월 공식 인터뷰 영상을 통해 마블 영화 시리즈 구상에 대한 발판이 스타워즈에서 얻은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스타워즈의 방대하고 세밀한 세계관이 팬층을 두텁게 했고, 1977년부터 시작된 오리지널 3부작 이후 다음 3부작이 나오기까지 ‘16년', 또다시 그 다음 3부작이 시작되기까지 ‘10년'의 세월이 필요했지만, 팬들은 길고 긴 시간을 기다려 줬다는 것이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케빈 파이기 마블 스튜디오 대표에 따르면 2008년 ‘아이언맨'으로 시작된 마블 히어로 영화 이야기는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일단락 된다. 그리고 2019년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을 필두로 2020년 ‘블랙 위도우' 등 새로운 10년을 열 마블 히어로 영화 시리즈가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