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업계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생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며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면서다.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려는 모습이다.

13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주목도가 높은 신선식품과 직매입 상품 배송이라는 트렌드 대신 업체별 특색을 내건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위메프는 직매입 배송과 신선식품 서비스를 줄여나가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해 중순 이미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인 ‘신선생’을 종료했다. 직매입 서비스인 ‘원더배송' 역시 생필품 등 주문이 많은 일부 상품으로 한정했다.

직매입은 상품 판매액이 그대로 매출에 반영되는 구조이므로 매출액 지표를 크게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물류센터를 확충하고 배송 서비스를 운영해야 한다는 부담도 져야 한다.

대신 위메프가 차별화 포인트로 잡은 지점은 ‘특가’다. 위메프는 13일 인기 상품을 초특가에 선보이는 ‘읶메뜨' 행사를 진행한다. ‘읶메뜨'는 위메프를 ‘야민정음' 식으로 바꿔 부른 신조어 형식의 단어다. ‘읶메뜨' 특가 상품에는 ‘맥 총알 립스틱'(9900원), 아이패드 6세대 32기가(9만9000원) 등이 있다.

 11번가 모바일 앱에는 실시간 쇼핑검색어를 볼 수 있는 공간이 노출된다./ 11번가 제공
11번가 모바일 앱에는 실시간 쇼핑검색어를 볼 수 있는 공간이 노출된다./ 11번가 제공
11번가는 올해 ‘커머스 포털'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쇼핑 트렌드를 반영해 고객이 찾는 모든 상품을 11번가에서 검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소셜 미디어에서 주목받은 상품 쿼리를 10분 마다 추출해 실시간 쇼핑 검색어 순위에 띄운다. 검색어에 뜬 상품명을 누르면 바로 상품 정보를 확인해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11번가가 팔도의 ‘괄도 네넴띤’ 단독 판매에 나서는 등 소셜미디어 인기 상품인 ‘인싸템’ 마케팅에 특히 주력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후 성별과 연령별 이슈 검색어와 일간 이슈 검색어 등 실시간 검색어 종류도 확대한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상품 추천 서비스와 모바일 앱 UX(사용자 경험)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11번가 측은 "소비자가 입력한 키워드를 정제하고 필요한 결과를 정확히 도출할 수 있도록 검색 포털기능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외에 마케팅은 최대한 단시간에 효율적으로 집행하자는 기조로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모두가 쿠팡이 될 순 없다" 차별화 전략 일면엔 마케팅 부담 증가

최근 이커머스 업계는 신선식품과 당일배송 서비스를 대표 서비스로 내놓고 있다. 마켓컬리와 쿠팡 등은 직매입과 신선식품 등 ‘배송'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쿠팡은 당일 배송과 신선식품 배달로 ‘배송’을 경쟁력으로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쿠팡은 음식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마켓컬리 역시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로 이커머스 업계서 존재감을 인정받았다.

업계는 더욱 저렴한 상품과 빠른 배송에 소비자 기대감이 높아진 환경에 어떻게 부응할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 규모가 커지는 만큼 마케팅 등 각종 비용도 덩달아 증가하면서다. 특히 신선식품과 당일배송은 물류 시설과 운영 비용 투입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모든 이커머스 업계가 쉽사리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 아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체와 차별화된 독자 생존 모델을 수립해 거래액에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면서도 "올해 성장 기반을 갖추지 못하면 쉽지 않을 거란 위기감이 내부에 있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 늘어난 10조7000억원에 달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마케팅으로 거래액 규모만 늘고 정작 현금 유동성은 바닥인 경영 위기에 빠지는 상황도 우려하고 있다. 업계가 선택과 차별화 전략을 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위메프는 "보여주기식 매출액 늘리기보다 손익관리와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