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시대] ⑨친한 사람 책 추천, AI보다 낫다

  • 우병현 IT조선대표
    입력 2019.03.15 07:00

    전자책이 갖고 있는 특성과 매력을 시리즈 ①회부터 ⑦회까지 소개했다. 지금부터 전자책의 그런 장점을 이용해 자투리 시간에 효율적으로 독서하는 노하우를 공유한다. 특히 전자책을 고르는 법과 책에서 다음 독서 거리를 찾아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독서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2017년 12월 송년모임에서 나는 ‘그리스인 조르바’를 화제로 꺼냈다. 독일에서 공부했던 한 후배가 화답으로 아달베르트 슈티프너의 ‘늦여름'을 내게 소개했다. 처음 듣는 오스트리아 작품이었다.

    ’늦여름’ 작가 아달베르트 슈티프터. 그는인간이 교양을 회복하는 것만이 현실 개혁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늦여름을 썼다.
    2018년 신년을 맞아 어떤 책을 읽을까 생각하다가, 송년회때 추천을 받은 늦여름을 바로 구입해서 출퇴근 시간에 TTS기능으로 책을 듣기 시작했다. 줄거리는 청년과 남작의 우정,그리고 남작의 오랜 사랑과 청년의 새로운 사랑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후배 추천을 통해 만난 슈티프터는 나의 취향을 정확히 저격했다. 인간 내면 묘사 위주의 책을 별로 좋아 하지 않지만 은근하면서 교양있는 삶, 한 여름보다 늦여름이 인생의 절정이라는 점을 두드러지지 않게 묘사한 늦여름을 재미있게 들었다.

    독서 도중 작가 정보를 찾아봤다. 슈티프터는 고트프리트 켈러, 테오도어 폰타네와 함께 독일 사실주의 문학을 완성시킨 작가로 평가받는다. 슈티프터는 1848년 독일 시민혁명이 실패로 돌아가자 인간이 교양을 회복하는 것만이 현실 개혁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믿은 그는 ‘늦여름’을 통해 그가 꿈꾸는 이상 세계와 전인적인 인간상을 그렸다.

    아마존의 빅데이터 알고리즘은 내가 책을 고르면, 내 친구들이 골랐을 법한 책을 추천해준다. 넷플릭스는 나의 동영상 시청 데이터를 분석해 내 취향을 정확하게 꿰뚫고 알려준다. 실제 세계에서 나의 지인이 최고의 책 추천 알고리즘이다.

    ./김다희 기자
    고등학교, 대학교, 군대, 사회활동, 직업활동 등 다양한 인연을 통해 형성한 나의 인맥 네트워크는 책추천에서 아직까지 AI보다 낫다. 그래서 지인이 책을 추천해주면 가능한 한 재빨리 책을 구입해서 읽기 시작한다.

    그동안 경험으로 지인이 추천한 책에 대한 만족도도 아주높다. 점수로 표현하면 5점 만점에 평균 4.7점이상 이상이다.

    지인의 추천은 나의 지적 편향성을 극복 시켜 주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노준형 전 정통부장관이 점심 자리에서 추천했던 샤티야 나델라의 ‘히트 리프레시'다. 이 책은 MS의 3대 CEO 샤티아 나델라가 쇠락의 길을 걷던 공룡 MS를 깨워 다시 일으켜 세운 스토리를 담고 있다.

    외신과 국내 신문에서 히트 리프레시 출간 소식을 여러번 접했다. 하지만 MS에 별 호감을 갖고 있지 않은터라 손이 선뜻 가지 않았다.하지만 전직 장관이 추천하는데는 뭔가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점심 식사후에 히트 리프레시를 검색해서 바로 구입했다.

    일단 구입하고 스마트폰에 다운로드를 하면 독서의 절반을 한 셈이다. 그후 출퇴근 길에 짬짬이 귀독서를 했다.

    히트 리프레시는 나의 편견을 조롱하고 나의 고정관념을 확 바꿨다. MS가 구글에 밀리고,아마존에 시장을 빼앗겨 쇠락해가는 제국인 줄 알았는데, 나델라가 늙은 제국에 새 피를 수혈하고 조직 문화를 바꿔 다시 거인으로 부활시킨 것이다.

    특히 나델라의 혁신 스토리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이 어디까지 진화하고,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이 만나서 어떤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직원들은 큰 꿈을 안고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했다. 하지만 실제로 하는 일은 고위층의 비위를 맞추고, 여러 가지 부담스러운 문제를 처리하고, 회의실에서 언쟁을 벌이는 것이 전부인 듯했다. 직원들은 외부에서 사람을 영입해야만 회사가 정상 궤도에 올라설 것이라고 생각했다."(히트 리프레시중에서)

    노장관이 추천한 책중에서 아누 파르테난의 ‘우리는 미래에 조금 먼저 도착했습니다’는 나를 노르딕 국가의 세계로 안내했다. 노장관이 추천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나의 의지로 선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유형의 책이었다.

    데이비드 브룩스의 인간의품격과 조던 피터슨의 12가지 인생법칙도 가까이 지내는 후배의 추천으로 읽고, 내용이 좋아서 2~3번 반복해서 읽은 책이다. 영국작가 줄리언 반스의 ‘시대의 소음'은 페이스북에서 건진 만난 작품이다.

    "최근 우리 주위에 줄리언 반스(Julian Barnes)의 소설 ‘시대의 소음’(The Noise of Time)의 주인공인 쇼스타코비치가 느꼈던 가식적인 부자유스러움과 절망적인 무력감을 느끼는 분들이 적지 않은 것 같아 걱정입니다. 그렇지만 세월은 가고 또 그렇게 삶은 전개되는 것이니 다들 마음의 힘을 잃지 않고 주위를 다독거리는 배려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다들 밖으로는 차분하면서도 안으로는 힘차게 가을을 보내시길…"

    카이스트 이창양교수가 2017년 11월 12일에 올린 페이스북 글을 읽고, 쇼스타코비치라는 구 소련시절 천재 음악가를 주인공으로 삼은 반스의 소설을 만났다. 줄리언 반스도, 쇼스타코비치도 나의 뇌가 처음 받아들인 예술가였지만 지인 덕분에 흥미롭게 그들의 정신 세계와 만났다.

    소설을 다 읽고나서 음원 사이트에서 쇼스타코비치 음악을 찾아서 들었다. 줄리언 반스의 다른 작품(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등)은 다음 독서 리스트에 올려뒀다. 연결 독서는 책을 넘어서 음악, 미술 등 다른 예술 세계로 향하는 문을 열어준 것이다.

    친구가 추천한 책은 나의 창의력의 밑천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창간기념 음악회 테마를 의논하는 자리에서 시대의 소음 독서 경험에서 힌트를 얻어 쇼스타코비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책을 추천해주는 친구를 많이 만들어라. 그리고 친구가 추천하는 책은 가능한 한 빨리 전자책 서점에 들러 검색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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