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비즈니스에 첨단 IT를 접목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되면서 기업 IT 생태계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단순 소프트웨어와 인프라를 넘어 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에 필요한 새로운 IT 플랫폼과 서비스까지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되는 시대다. IT조선은 [클라우드 인사이드] 기획을 통해 클라우드 시장의 현주소와 클라우드 혁신 사례, 앞으로의 전망 및 나아갈 방향을 조망해 본다. [편집자주]

①클라우드로 재편되는 글로벌 IT환경
②‘클라우드 시대’ 토대 쌓은 퍼블릭 클라우드
③‘프라이빗’에 이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대두
④‘애저 클라우드’로 새로운 전성기 맞은 마이크로소프트

퍼블릭 클라우드는 비즈니스 IT 환경에 큰 변화의 바람을 불러왔지만 곧 문제점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기존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클라우드 도입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 것은 ‘성능’이다. 대다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다수의 서버와 스토리지를 가상화 기술을 통해 사용자가 필요한 만큼 할당하는 방식으로 제공된다. 이는 서버당 사용자가 몰릴수록 성능이 저하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 때문에 모든 시스템 자원을 해당 기업에서 100% 독점할 수 있는 자체 데이터센터 기반 온프레미스 환경보다 성능과 반응속도 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클라우드 역시 서버 및 스토리지 할당량을 높이거나 서버 단위별 독점 형태의 서비스를 통해 성능 차이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이용 요금도 급등하기 때문에 클라우드의 가장 큰 장점인 ‘비용 절감’의 효과가 퇴색된다.

기존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던 IBM과 오라클 또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 IT조선 DB
기존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던 IBM과 오라클 또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 IT조선 DB
또 다른 큰 문제는 ‘보안’이다. 기업 분위기가 보수적이거나 ‘신뢰성’이 중요한 업종인 경우 기업 내부가 아닌 외부 데이터센터에 중요한 데이터를 두는 것을 꺼리는 편이다. 특히 해당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국내가 아닌 해외에 있다면 그러한 우려는 더더욱 커진다.

때문에 오늘날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들은 전 세계 주요 거점 및 국가에 앞다투어 자체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고 기업들의 보안에 대한 우려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정성’ 역시 기존 기업들이 문제 삼는 요인 중 하나다. 클라우드 역시 주 이용층이 기업들인 만큼 기본적으로 높은 안정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여러 사용자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동시에 이용하는 만큼 단독으로 사용하는 자체 데이터센터 기반 온프레미스 환경보다 이런저런 트러블이 많고, 그만큼 상대적으로 가용성도 낮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인 퍼블릭 클라우드의 가용성은 약 99.9999% 수준이지만, 온프레미스 IT 환경의 가용성은 약 99.999999%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1년 기준으로 0.0001%가 약 9시간임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상당한 차이다.

특히,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해 데이터센터를 갑작스럽게 못 쓰게 되는 경우 신속한 대처가 어려운 것이 클라우드의 약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22일 오전 AWS의 국내 데이터센터가 장애를 일으켰을 때만 해도 AWS 클라우드를 이용하던 국내 기업들의 상당수가 수 시간 동안 서비스가 먹통이 됐던 사례도 있다.

이는 2개 이상의 클라우드를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로 서비스를 분산하면 막을 수 있는 문제였지만, 피해를 본 기업들 상당수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단일 클라우드만 사용했던 것이 화를 키웠던 사례이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특유의 유연성과 기능 확장성, 유지 관리의 편의성 등은 새로운 비즈니스 혁신을 추구하려는 기업 입장에서 마냥 거절하기 힘든 매력적인 요소임은 틀림없다.

그래서 떠오른 것이 기존 자체 데이터센터에 클라우드 개념을 도입한 ‘프라이빗 클라우드’다. 자체 데이터센터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인프라를 대부분 재활용할 수 있고,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성능 문제나 보안 문제 등에서도 훨씬 자유로운 것이 장점이다.

이러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은 왕년에 데이터센터 분야를 선도했지만 클라우드 시장 진출은 다소 늦은 IBM과 오라클 등의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고객사들도 주로 자체 데이터센터를 갖추고 있으면서 보수적인 분위기의 기업들, 특히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 도입이 많은 편이다.

물론, 기존 온프레미스 환경의 단점, 즉 퍼블릭 클라우드 대비 높은 초기 투자 비용 및 유지관리 비용, 폐쇄성으로 인한 낮은 접근성과 그로 인한 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기 어려운 점 등은 그대로 남아있다.

최근에는 절충안으로서 퍼블릭과 프라이빗의 장점을 모두 살리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기업의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 데이터는 내부의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다루되, 기업 비즈니스에 꼭 필요하지만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 등은 퍼블릭 클라우드로 운영함으로써 성능, 안정성, 보안, 비용 절감 등 양쪽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것이다.

특히 프라이빗과 퍼블릭 클라우드를 마치 하나의 클라우드처럼 관리 및 운영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클라우드 시장의 ‘하이브리드화’를 가속하고 있다.

물론, 기존의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도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확실하기 때문에 세 가지 형태의 클라우드는 앞으로도 계속 공존할 전망이다. 특히 막 창업한 스타트업의 경우 적은 초기 비용으로도 사업에 필요한 IT 인프라를 쉽게 확보할 수 있고, 간편하게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퍼블릭 클라우드가 훨씬 유리하다.

오히려 신규 서비스를 강화하고 기업 운영 혁신을 꾀하기 위해 과감하게 핵심 IT를 온프레미스에서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한 사례도 있다. 최근 홈페이지와 화물, 운항, 전사적자원관리, 내부 회계 등의 시스템을 20여 년간 이용해온 IBM 기반 데이터센터에서 AWS로 이전하기로 해 업계에서 화제가 됐던 대한항공이 대표적이다. 이는 기업의 수요와 시장 상황에 따라 최적화된 IT의 형태는 서로 다르며, 특정한 형태의 클라우드만이 정답이 아님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