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타이틀 넘보는 버라이즌, '5G 맛보기용' 단말 꼼수 통할까

입력 2019.03.15 14:38

한국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일정이 애초 3월 말에서 4월로 연기된 가운데, 미국 버라이즌이 4월 11일 현지에서 5G 서비스 상용화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국내 이통사와 단말 제조사의 발걸음이 바빠질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이통사의 5G 요금제 인가 등 5G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여럿 남았지만, 세계 최초 타이틀의 향방의 키는 결국 단말기가 쥐고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애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갤럭시S10 5G’와 ‘V50 5G’을 3월 말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통신망 연동 및 품질 테스트 작업이 지연되면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5G 출시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지만, 최대한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통사도 갤럭시S10 5G 출시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바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태세에 만전을 기하는 중이다. LG V50 5G의 경우 최신 국제표준 기반의 퀄컴 5G 모뎀 칩 양산을 기다려야 하는 관계로 이르면 4월 중순, 늦으면 5월은 돼야 출시될 전망이다.

모토로라가 MWC 2019에서 전시한 모토 Z3와 모토 5G 모드. / 노동균 기자
마땅한 5G 스마트폰이 없는 상황에서 버라이즌은 모토로라의 ‘모토 Z3’ 카드를 꺼내들었다. 모토 Z3는 모토로라가 2018년 8월 내놓은 LTE폰이다. 모토로라는 모토 Z3 후면에 결합할 수 있는 별도 모듈인 ‘모토 5G 모드(mod)’를 내놓으면서 모토 Z3에 ‘세계 최초의 5G 업그레이드 가능한 스마트폰'이라는 수식어를 내걸었다. 모토 5G 모드는 퀄컴의 5G 모뎀칩과 다중안테나, 2000mAh 배터리를 탑재한 모토 Z3 전용 액세서리다.

결국 버라이즌의 속내는 5G 서비스가 초기인 만큼 고객 진입 장벽을 최대한 낮추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모토 Z3는 LTE폰에 사양도 최신 스마트폰보다 떨어지는 관계로 가격이 480달러(54만7000원)으로 저렴하다. 모토 5G 모드의 경우 원래 가격은 349.99달러(39만7200원)이지만, 버라이즌은 초기 가입자 프로모션 차원에서 50달러(5만6700원)에 판매한다.

버라이즌과 모토로라는 ‘모토 Z3+모토 5G 모드’가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이라고 강조하지만, 전자 및 통신 업계에서는 다분히 어폐가 있다고 지적한다. 모토 Z3가 단말 자체적으로 5G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을 통해 통신 속도를 끌어올리는 과도기적 제품이라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제품의 완성도에도 물음표가 남는다. 모토 Z3 후면에 모토 5G 모드를 결합하면 두께가 거의 두 배가 된다. 마치 과거 배터리 탈착형 폴더폰에 배불뚝이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한 듯한 그립감을 경험할 수 있다. 모토 5G 모드는 별도 배터리를 내장한 만큼 무게도 127g으로 제법 묵직하다. 모토 Z3의 무게가 156g임을 고려하면 모토 Z3+모토 5G 모드의 무게는 도합 283g에 달한다.

버라이즌이 ‘5G 맛보기용’ 단말로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면, 국내 이통사와 삼성전자는 최대한 완벽한 제품으로 승부수를 건다는 계획이다. 다만, 따논 당상과도 같았던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이라는 타이틀이 위협을 받으면서 상용화 일정에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이통사가 4월 10일 5G 상용화를 목표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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