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덕'(Otaku)은 해당 분야를 잘 아는 '마니아'를 뜻함과 동시에 팬덤 등 열정을 상징하는 말로도 통합니다. IT조선은 2018년 시작과 함께 애니메이션・만화・영화・게임 등 오덕 문화로 상징되는 '팝컬처(Pop Culture)'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어린시절 열광했던 인기 콘텐츠부터 최신 팝컬처 분야 핫이슈까지 폭넓게 다루머 오덕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예정입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風の谷のナウシカ)’는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SF 영화이자,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세계적인 명작을 탄생시킨 ‘스튜디오 지브리' 설립의 초석이 된 작품이다.
2월 ‘옷코는 초등학생 사장님!(若おかみは小学生)’ 홍보차 한국을 방문한 ‘코사카 키타로(高坂希太郎)’ 감독도 ‘나우시카'를 자신의 인생작으로 꼽는 등 명작으로 평가한다. 코사카 감독은 1984년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부터 2014년작 ‘추억의 마니'까지 원화 및 작화감독으로써 30년 넘게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그림을 완성시켜 온 인물이다.
명작으로 평가받는 나우시카지만 1984년 개봉 당시 관객 수 91만5000명, 매출 7억4000만엔(75억원)을 기록하는 등 극장 흥행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나우시카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영화 개봉 다음해인 1985년 현지 TV방송국에서 나우시카 영화를 방영하면서 부터다. TV 방영을 통해 인지도를 드높인 나우시카는 비디오 대여와 판매로 영화 매출을 높인다.
일본 음반 판매 정보를 다루는 오리콘에 따르면 나우시카는 1997년 비디오테잎(VHS), 2003년 DVD, 2010년 블루레이 등 각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했다.
◇ 나우시카는 1982년 출간된 만화책이 원작
극장 애니메이션으로 더 유명한 나우시카는 1982년 미야자카 하야오 감독이 그린 만화 작품이 원작이다. 만화는 과학 문명의 붕괴로 사람이 살 수 없는 생태계로 뒤덮인 종말론적 세계관을 무대로,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추구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연대기 형태로 구성했다.
나우시카 만화책은 총 7권 분량으로 만들어졌다. 출판사 토쿠마쇼텐에 따르면 만화책은 단행본 기준 1200만부가 판매됐고, 8개국 언어로 번역돼 일본 외 시장에 판매됐다.
나우시카가 거대 곤충의 폭주를 막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도 만화에서는 어린 곤충을 돌려주는 것으로 마무리되지만, 영화에서는 곤충의 폭주를 몸으로 막아 사망한 뒤 곤충들의 치유 능력으로 다시 살아나는 장면으로 연출된다.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 따르면 영화 마지막의 나우시카 사망 장면은 당시 애니메이션 제작을 담당했던 타카하타 이사오(高畑勲)감독과 만화 나우시카가 연재되던 애니메이션 잡지 ‘아니메쥬' 편집장 스즈키 토시오(鈴木敏夫)가 ‘오락영화로서 카타르시스가 부족하다’는 제안에 따라 결정된 것이다.
전쟁으로 황폐해진 지구는 오염돼 독가스를 뿜어내는 거대 균류로 이루어진 ‘부해(腐海)’를 형성했고, 살아남은 인류는 부해로 인해 쇠퇴를 거듭한다. 부해 속에서는 유독 균류를 자양분으로 삼아 살아가는 거대한 곤충이 살아가며 인간과 적대 관계를 형성한다.
작품 속 부해는 인간이 산업혁명과 전쟁으로 오염시킨 지구를 정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거대 곤충은 인간들로부터 부해를 지키는 것은 물론 생명을 살리는 치유 능력도 갖추고 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나우시카는 크게 볼때 인류와 자연의 공존을 테마로 삼고 있는 셈이다.
◇ 나우시카 속편 제작될까
나우시카 제작에도 참여한 바 있는 프로듀서 토쿠마 야스요시(徳間康快)는 1986년 ‘천공의성 라퓨타' 시사회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게 나우시카 속편 제작을 의뢰했지만 거절 당했다고 현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애니메이션 업계에 따르면 1993년 나우시카 만화 연재가 끝나갈 무렵에도 영화 제작사 주도로 나우시카 속편 기획이 진행됐으나 미야자키 감독의 거부로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미야자키 감독이 나우시카 속편과 번외편을 거부하는 이유는 감독 자신이 ‘특정 작품의 속편을 제작하지 않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2011년 미야자키 감독은 "자신의 후배인 안노 감독이 만든다면 나우시카 속편을 만들어도 좋다"고 현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밝혔지만, 2013년 이뤄진 은퇴 기자회견에서 이를 부인했다.
안노 감독은 현재 2020년 개봉될 예정인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마지막 편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를 제작 중이다.
일본 매체 일간대중 보도에 따르면 안노 감독은 영화 울트라맨 최신작 제작에 참여하며,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마지막편이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견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