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푸드트럭? 아니요 VR트럭이에요"…꿈을 배달하는 이승익·이경남 부부

입력 2019.03.18 06:00

"루쏘팩토리는 원래 푸드트럭 사업을 하던 곳입니다. 먹거리는 자연스럽게 놀거리와 연결되다 보니 2년 전부터 가상현실(VR) 트럭 아이디어를 구상하게 됐습니다. VR 사업을 위해 브이리스브이알 법인을 2018년 초 추가로 설립했지만 애매한 법 규정 때문에 사업에 제한이 있었습니다. 규제 샌드박스가 그동안 답답했던 법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줬습니다."

이승익 브이리스브이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경기 부천시에 있는 브리리스브이알 본사에서 IT조선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승익 브이리스브리알 최고경영자(CEO). / 류은주 기자
ICT 규제 샌드박스 제출 안건을 제출한 트럭 제작 전문 기업 루쏘팩토리와 VR 체험서비스 전문 기업 브이리스브이알은 6일 제2차 신기술, 서비스 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통과했다. 루쏘팩토리와 브이리스브이알은 관계사다. 이경남 루쏘팩토리 대표와 이승익 브이리스브이알 대표는 부부사업가다.

루쏘팩토리는 VR 트럭을 제조하는 업체고, 브이리스브이알은 VR 체험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다. 그래서 차량 튜닝에 관해서는 임시허가를, 이동형 VR 서비스 제공에 대해서는 실증특례를 부여받았다. 임시허가는 규제가 모호한 분야에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며, 실증특례는 규제가 존재하지만 제한된 요건에서 규제적용을 잠시 면제해 주는 제도다.

브이리스브이알은 VR 트럭이 필요한 곳에 트럭을 렌탈해 주고, 콘텐츠 사용료와 출장비, 렌탈비를 받는다. 렌탈비용은 트럭의 종류에 따라 90만원~200만원이며, 출장비용은 지역마다 0원~150만원으로 차등이 있다.

◇ IT 소외지역 찾아가는 ‘VR스쿨’

이 대표는 VR 트럭이 그동안 불법도 합법도 아닌 애매한 영역이다 보니 사업의 제한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VR 트럭 튜닝에 대해 현행 법령상 승인기준이 없고, 사실상 튜닝 시 차종이 변경(화물차→특수차)되므로 현행법상으로는 허용되지 않았다.

또 이동 차량을 통해 제공되므로 특정 주소지에 등록하거나 장소를 변경할 때마다 안전성 검사를 받기가 어려워, 그동안 관련 서비스를 합법적으로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 대표는 "VR 트럭 제작을 하려면 차량 구조 변경에 해당돼 국토교통부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그래서 탈부착할 수 있는 적재물 형태로 이동할 때마다 싣고 다니며 설치를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제 임시허가증이 나오면 바로 차량개조에 들어갈 예정이다"며 "생각보다 VR 트럭의 활용처는 매우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승익 브이리스브리알 최고경영자(CEO). / 류은주 기자
이 대표는 먼저 올해는 전국의 IT소외지역을 찾아 시골지역 학생들도 VR을 체험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미 지자체와의 협의도 시작됐다. 첫 시작은 경기도다.

그는 "경기도에 본사가 있는 회사다보니 우선 경기도 내 IT 소외 학생들부터 챙기려 한다"며 "최근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를 적극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겠다는 분위기가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 로드숍 형태 서비스되던 VR 콘텐츠의 한계를 VR 트럭이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국방부에 찾아가 사격연습, 군사 모의 훈련 등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며, 지자체별 문화유적지에 담긴 역사를 설명해 주는 콘텐츠를 개발해 VR 투어도 가능하다"며 "정부, 지자체와 본격적으로 협의만 되면 상당히 많은 영역으로 확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조건부 허가 등 반쪽짜리 샌드박스는 아쉬워"

그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아쉬운 점도 조목조목 짚어냈다.

VR 트럭. / 류은주 기자
이 대표는 "물론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VR 트럭에 관심을 가져주고 진일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하지만 불필요한 규제를 풀기 위한 중간 절차가 ‘네거티브 규제’가 아닌 ‘포지티브 규제’다 보니 반쪽짜리 규제 샌드박스다"고 지적했다.

안 되는 것만 빼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네거티브 규제와 달리 포지티브규제는 사업 가능한 항목 이외의 행위를 규제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학교 내에서만 해라’, ‘박람회에서만 해라’ 등의 조건이 붙다보니, 트럭을 만들어 판매해야 수익이 나는데 과연 제도의 혜택을 볼 수 있을 지 의문이다"며 "VR 트럭에 관심 있는 외국 바이어들이 ‘국내에서 많이 팔리냐’며 실적을 물어볼 때마다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아직 VR 트럭은 생소한 사업인데, 이러다 아이디어만 뺏기고 해외에서 먼저 만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며 "심의위 토론을 들어보면 도박 등 사행성을 가장 많이 우려하는데, 성인물을 많이 본다고 PC를 없애는 것이 말이 되지 않듯이, 일어나지 않은 역기능을 미리 걱정해 VR 산업 가로막아 버리면 너무 큰 것들을 잃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대표는 "과기정통부, 나이파(NIPA) 관계자들은 정말 규제 하나라도 뽑아주기 위해 고생을 많이 하신다"며 "근데 규제를 방어하는 부처들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 같아 고마운 마음과 섭섭한 마음이 동시에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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