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생중계 도구된 소셜미디어…대안 마련 시급

입력 2019.03.15 21:09 | 수정 2019.03.15 22:57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가 범행 생중계 도구로 전락했다.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 전후 상황이 고스란히 생중계돼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많은 사상자를 낸 이번 사건은 단순 테러로 치부하기에 너무나 큰 사회적인 숙제를 안겨줬다. 테러범은 영화 ‘더 테러 라이브’처럼 기존 방송사를 동원할 필요 없이 스스로 테러 상황을 생중계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테러가 발생할 때 기술적으로 어떻게 빨리 차단할지, 그 절차를 어떻게 해야할지가 과제로 남았다. 차단 권한을 누구에게 줄 지,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이뤄야 할지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뉴질랜드에서 총격 테러 용의자 남성이 페이스북으로 테러 전후 상황을 생중계했다./ 페이스북 영상 갈무리
15일(이하 현지시각)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에서는 50여명이 사망한 총격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이슬람 사원 앞에 차를 주차한 직후부터 범행을 저지르기까지 전 과정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트위터로 17분 간 생중계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용의자는 페이스북 생중계 중 테러 공격 이유를 무슬림 혐오라고 밝혔다. 범행 직후부터 공유되기 시작한 영상은 범행 직후 1시간 동안 이어졌다. 페이스북은 경찰로부터 해당 영상 존재 여부를 통보받은 뒤에야 삭제했다.

영상에서 20대로 추정되는 용의자는 크라이스트처치 마스지드 알 누르 사원에 도착한 뒤 "파티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총격을 가한 남자 가방 끈에는 ‘뉴질랜드인을 자랑스럽게' 등의 구호가 붙어 있는 모습도 보인다. 영상에는 총구에서 발사된 총에 피해자들이 맞는 모습이 담겼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테러는 호주 저소득층 노동자 가정 출신 28세 백인 남성이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총격범이 남긴 성명에는 "백인 민족주의 영웅이 동기를 부여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은 이날 1시 40분 경 총격 사건이 발생하기 전 트위터와 ‘8chan’에 반이민 선언문을 올렸다.

이날 발생한 연쇄 총격 테러에 경찰은 용의자 4명을 검거했다. 영상을 촬영한 남성도 체포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 잇따르는 테러 생중계…대안 없나
이번 사건처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총격사건이 생중계된 경우는 처음이 아니다. 미국 등에서 발생한 대량 총기난사 사고 용의자가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서 사건 현장을 생중계하는 일은 빈번했다.

2017년 미국 오하이오 주의 한 남성은 피해자를 살해하는 장면을 페이스북에서 생중계했다. 해당 영상에서 남성은 길가를 걷는 한 남성에게 ‘조이 레인(Joy Lane)’이라는 이름을 말하라면서 총을 꺼낸다. 해당 남성이 모른다고 답하자 용의자는 피해자 머리에 총을 쐈다.

2015년에도 미국 버지니아주의 브리지워터(Bridgewater)에서 한 남성이 피해자를 살해하는 영상을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업로드했다.

매년 소셜 미디어에서 살인 등 강력 범죄가 생중계되지만 페이스북 등은 아직까지 해답을 내놓지 못한다. 관련업계는 이를 소셜미디어 서비스의 광고 모델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소셜미디어는 많은 사람의 눈길을 끄는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이를 통해 광고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기 난사 생중계에 미국 IT매체 더버지는 "총기 난사 등 대량 학살은 대중의 관심을 끌고 싶어한다"며 "소셜미디어는 사람들이 이런 폭력 상황을 목격하는 걸 막아줄 문지기 역할을 없애거나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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