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 구성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전자상거래와 스타트업을 아우르는 플랫폼 은행 등장 여부를 두고 업계 관심이 쏠린다.

다만 제3인터넷전문은행이 사업과 금융 서비스 간 시너지를 이끌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 참여 대상으로 언급된 기업을 중심으로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다. 투입해야 할 자본금 규모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성과가 뚜렷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유로 분석된다.

./ 로아컨설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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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26~27일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받고 심사를 통해 5월 중 예비인가 여부를 의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올해 안으로 제3·4 인터넷은행이 본격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핀테크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와 신한금융지주가 꾸리는 토스뱅크 컨소시엄과 키움증권을 중심으로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참여하는 키움뱅크 컨소시엄의 움직임이 바빠진 이유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에는 온라인 패션쇼핑몰 무신사, 전자상거래 솔루션 카페24, 모바일 부동산 중개서비스 직방, 간편 회계서비스 캐시노트를 만든 한국신용데이터 등이 참여한다.

은행명은 한국토스은행이 될 전망이다. 2월 말 비바리퍼블리카는 상표를 출원한데다 최대 주주가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1월 17일부터 완화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적용받아 인터넷은행 지분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2대 주주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에는 SK텔레콤 자회사인 11번가가 컨소시엄 참여를 선언했다. 11번가 측은 "참여할 예정은 맞다"면서도 "세부적인 내용은 확정된 후 밝힐 수 있다"고 밝혔다.

◇ 각종 데이터 보유 플랫폼 기업, 시너지 효과 얻나

이번 제3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해 업계는 11번가와 카페24, 위메프, 직방 등 각종 거래 데이터를 보유한 플랫폼 및 솔루션 기업 참여 여부에 주목한다. 각 업체가 보유한 데이터와 금융 상품을 연동하면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유통과 패션, 부동산, ICT 등 여러 사업자 주주 영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이유다. 키움은행 컨소시엄은 토스뱅크에 비해 하나금융·SK텔레콤 등 금융 통신 분야 대기업이 중심을 이룬다. 자본력을 기반으로 안정 경영을 추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할 예정인 직방 측은 "토스는 우리와 스타트업 DNA가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해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관련 스타트업 관계자는 "직방이 움직이니 부동산 스타트업 업계도 관심을 갖는 건 사실이다"라며 "추진 상황을 보고 참여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제3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할 예정으로 알려진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업계가 특히 금융 서비스를 도입하는 분위기라는 점에서 일단 흐름에 따라 발은 담궈야 한다는 취지로 참여를 고민하고 있다"며 "소비자와 제휴업체에도 간편하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 "투자금 대비 이득 높을까"…스타트업, 참석 확정엔 ‘주춤’

스타트업 업계가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관심만 높이고 섣불리 참석 여부를 판단하지 못하는 이유는 투입해야 할 자본금 규모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성과가 뚜렷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앞서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했던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 이유로 거론된다. 실제 2018년 상반기 기준 실적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119억9200만원, 케이뱅크는 395억48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자금을 모으는 것도 숙제다. 앞서 진출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과 제대로 경쟁하기 위해선 자본금을 1조원 이상 쌓아야 한다. 케이뱅크는 출범 후 2년이 된 상황에서 자본금 5000억원을 넘기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련업계에서 토스가 1000억~1500억원 이상의 자본금을 마련한다해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와 경쟁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고 전망하는 이유다.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 중인 또 다른 업체는 "참여하면 부담해야 할 금액이 워낙 큰데다 당장 성과가 나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언론에 언급은 되지만 참여를 확정짓기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토스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예비 인가 단계에서는 큰 규모의 자금은 필요하지 않다"며 "자본금은 점차 늘려가면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주주 확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함께 자본금 규모를 키워나갈 계획을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