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뷰티 등 유통 업계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ICT 기술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롯데마트는 3600만명에 달하는 롯데멤버스 회원의 구매 데이터를 토대로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개발했으며, 롯데제과는 과거 성공 모델의 빅데이터로 업계 유행을 예측하고 이에 맞춘 신제품을 개발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전사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 중이다. 빅데이터 등 ICT 기술로 마케팅·판매·브랜드 등 모든 부문에서 디지털 시대의 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스타벅스는 2016년부터 음료와 MD 상품 개발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음료는 스테디셀러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 아모레퍼시픽, 빅데이터로 신제품 개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 등 ICT 기술 융합을 강조했다.

서 회장은 "오늘날 화장품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디지털·모바일이다"며 "제조와 유통을 넘어 정보를 건실한 자산으로 삼아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작은 데이터에서 시작해, 보다 크게 모으고 분석하고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전사적인 차원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 중이다. 마케팅, 판매, 근무 방식, 브랜드, 스토리텔링 등 전 부문에 걸쳐 ‘디지털 DNA’를 내재화해 디지털 시대의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회사는 2017년부터 ‘디지털기술개발 디비전’을 신설해 AI,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뷰티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유망 신기술도 탐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출된 신기술은 아모레퍼시픽의 미래 비즈니스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아이오페 랩. /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이오페 랩. /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의 고기능성 스킨케어 브랜드 ‘아이오페’는 20년간의 연구 자산과 4800명 이상의 여성의 피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제품이 개발됐다.

회사는 소비자의 피부 상태를 무료로 측정해 솔루션을 제시하는 아이오페 랩을 통해 빅데이터를 축적한다. 아이오페 랩에서는 최첨단 기기로 피부의 온도·색소·유수분·탄력·주름·지질도 등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전문적인 피부 정보와 솔루션을 소비자에게 제시한다.

피부 측정으로 축적된 빅데이터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는 제품 개발에 적극 반영해 활용되고 있다. 일례로 3월 새롭게 선보인 ‘스템Ⅲ 앰플’도 아이오페 랩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 스타벅스, 빅데이터 분석으로 음료 및 MD 상품 개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마이 스타벅스 리뷰’라는 자체 고객 설문 프로그램을 통해 얻어진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의 니즈와 실제 음료 경험에 대한 리뷰, 파트너 설문 등을 통한 빅데이터 분석을 제품 개발에 접목한다.

2016년 9월 론칭한 스타벅스 티바나 브랜드 제조 음료 ‘자몽 허니 블랜 티’는 달콤하고 상큼한 과일이 접목 된 티 음료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다는 것에 착안해 개발된 음료다. 출시 당시에는 한정 기간에만 판매하는 프로모션 음료였으나, 소비자 수요가 높아 지금도 판매되고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된 스튜던트 MD 상품. /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제공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된 스튜던트 MD 상품. /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제공
스타벅스는 5일 대학가 상권에 위치한 125개 매장을 통해 스튜던트 MD 상품 4종을 선보였다.

스튜던트 MD는 대학생이 많은 20대 초반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및 상품 주문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발됐다.

스타벅스는 대학가 매장을 주로 이용하는 젊은 연령대의 고객층의 텀블러에 대한 용량이나 디자인 선호도, 선호하는 상품 카테고리 등 실제 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아이템은 무엇인지를 분석해 학생들에게 유용한 아이템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스타벅스는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2017년 7월부터 제주도 지역 내에서만 판매되는 제주 특화 음료 및 푸드를 선보인 바 있다.

제주 전용 음료와 푸드는 제주 지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산물에 대한 고객 의견과 선호도 분석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스타벅스는 2017년 4월부터 마이 스타벅스 리뷰를 통한 고객 설문 및 파트너 설문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과 현지 시장 조사를 진행했다.

스타벅스는 이를 통해 제주 식자재인 감귤, 한라봉, 말차, 호지차, 당근과 지역 특색 이미지인 한라산, 현무암 등의 키워드를 뽑아내 상품 개발에 접목했다. 또, 선정된 제주도 대표 특산물을 활용해 제주의 자연환경과 이미지에 어울리는 색상과 시각적 특징을 만들어내고 제품명에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