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준비 중인 토스은행 컨소시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예비인가 신청일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2대 주주 역할을 해 줄 신한금융지주가 불참하기 때문이다. 양사간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 이유다.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컨소시엄 재구성에 나서는 한편, 예비인가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 / 로아컨설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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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가 주도하는 제3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 구성에 변화가 생겼다"며 "전략 방향 및 컨소시엄 구성에 대한 이견으로 인해 신한금융이 최종 불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비바리퍼블리카는 이날부터 주주들과 만나 컨소시엄을 새롭게 구성할 계획이다.

◇ 특화된 인터넷은행 vs 24시간 오픈된 인터넷은행…엇갈린 모델

신한금융지주가 컨소시엄에서 빠지기로 한 이유는 신한금융과 토스가 추구하는 모델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생활플랫폼 분야별 대표 사업자가 참여해 국민 모두가 쉽게 이용하는 포용성을 강조한 오픈뱅킹 기반 금융 생태계 확장을 지향했다. 24시간 잠들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은행을 만들자는 것이다.

반면 토스는 스타트업 문화와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제품과 고객 경험 혁신에 집중한 유럽형 챌린저 뱅크를 구상했다. 기존 은행이 다루지 않는 분야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특화된 인터넷전문은행을 원했다.

신한금융지주 측은 "쇼핑·배달·여행 등 생활밀착형 은행을 원했다"며 "하지만 토스는 보편적인 은행 모델이 아닌 은행을 사용하지 않는 중소상공인 등 특정 타깃을 목표로 잡았다"고 밝혔다.

이어 "아쉬움이 크지만, 최종적으로 신한과 컨소시엄을 유지할 수 없겠다는 토스 측 판단을 존중한다"며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혁신적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드는 것을 계속 지원하고 신한은 앞으로도 금융 혁신에 계속 도전함과 동시에 국내 핀테크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 /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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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스은행, 원점부터 다시…차질 없을까

신한금융지주가 빠지게 되면서 토스 컨소시엄은 주주구성을 새롭게 해야할 전망이다. 신한금융이 당초 투자하기로 한 자본금 부담 때문이다. 또 신한금융 참여를 보고 컨소시엄 참여를 결정한 기업도 있다는 점에서 추가 이탈도 염두해 둬야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컨소시엄 구성은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과 전자상거래 제공업체 카페24,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 간편 회계 서비스 캐시노트 등이다.

일례로 신한금융이 빠지면서 현대해상에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대해상은 현재 손해보험업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 늘어난 부담을 짊어질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업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은행 참여는 필수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케이뱅크에 우리은행, 카카오뱅크에 KB국민은행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현재는 예비인가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신한금융을 대체할 마땅한 주자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최대 지주는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따라 비바리퍼블리카는 34%의 지분을 가질 수 있다. 인터넷특례법에 따라 인터넷은행 최소 자본금은 250억원이지만 업계에서는 제대로 된 은행을 영위하기 위해선 1조원의 자본금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분석한다. 이를 비바리퍼블리카가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해외 벤처투자사로부터 1400억원의 투자를 받는 등 누적 투자액만을 활용해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은 가능하다"며 "자본금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넷전문은행에 은행이 꼭 껴야 한다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컨소시엄 주주들과 논의를 하고 있는 데다가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없을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