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상용화는 사실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이뤄졌습니다. 버라이즌보다 빨리 하기 위해 급하게 서둘렀는데, 5G에서는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습니다."

2017년 12월 SK텔레콤 고위 관계자가 ‘5G 경험’을 주제로 열린 사내 포럼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5G 상용화는 4월 5일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 모델 출시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 획득을 위해 정작 준비는 소홀한 채 일정 맞추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8년 전 급하게 서두른 LTE 상용화 때와 마찬가지로 5G에서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 직원이 명동 한 빌딩 옥상에서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직원이 명동 한 빌딩 옥상에서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22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가 구축한 5G 기지국 수는 3월 초 기준 2만5000개쯤이다.

기지국 개수를 구체적으로 공개한 곳은 LG유플러스뿐이다. LG유플러스는 2월 말 기지국 수가 1만2000개이고 3월 말 1만5000개, 상반기 내 5만개 구축이 목표라고 밝혔다. 화웨이를 장비사로 선정하지 않은 SK텔레콤과 KT는 아직 5G 기지국 설치에 속도를 내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

주파수 정보포털 전파누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LTE 기지국은 총 87만8681개다. 현재 구축된 5G 기지국 수는 LTE 대비 30분의 1쯤에 그친다. 커버리지 역시 서울 및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4월 초 상용화 이후에도 부실한 상용화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통3사는 LTE 기지국을 2011년 말부터 꾸준히 늘려왔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5G 기지국 개수가 적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통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최고 수준의 품질로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의 요구 수준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과기정통부는 7일 품질이 확보되는 시점에 5G 상용화를 해야한다며 상용화 일정을 3월에서 4월로 미뤘다. 하지만 미국 버라이즌이 4월 11일 모토로라와 5G 스마트폰 상용화를 예고하자 과기정통부는 서둘러 4월 초로 일정을 앞당겼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5G 스마트폰이 개통되는 4월 5일에 맞춰 상용화를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며 "서울 및 수도권 외 기지국 전국망 구축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