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자회사 라인이 동남아시아를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케이팝 인기에 힘입어 동영상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고, 스타트업 투자로 기술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 라인 홈페이지 갈무리
./ 라인 홈페이지 갈무리
◇ 동남아 중심 ‘동영상 생태계 구축'

25일 라인에 따르면 네이버와 라인은 최근 대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인 초코TV를 운영하는 ‘초콜릿 테크놀로지 뉴 미디어(Chocolate Technology New Media)’에 1000만달러(113억원)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네이버와 라인이 손잡고 초코TV에 투자한 이유는 대만 동영상 시장 공략을 위해서다. 라인은 2015년부터 태국에서 ‘라인TV’를 운영 중이다. 라인TV는 현지 드라마를 포함, 일본과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을 실시간 스트리밍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라인 측은 "초코TV는 데이터 분석 및 자체 콘텐츠 개발에 뛰어나다"며 "라인TV 이용자에게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고자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라인 플랫폼을 통한 영상 콘텐츠는 인기가 상승 중이다. 라인은 인도네시아에서 ‘라인투데이’라는 뉴스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중 이용자가 가장 많이 찾는 영상은 케이팝과 한류 드라마 콘텐츠다.

네이버는 동남아 시장에 주목한다. 네이버 실시간 동영상 플랫폼 브이라이브는 한국 뿐 아니라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 스타들과 케이팝 팬들의 소통 창구로 떠올랐다. 최근 브이라이브는 베트남 정보통신부 대외협력센터(CPI)와 공동으로 음원차트를 공동 개발했다. ‘브이하트비트(V Heartbeat)'라는 음악 방송프로그램도 제작하고 있다.

브이라이브는 올해 1월 베트남에 별도 법인을 설립했다. 이는 2016년 1월 베트남에 정식 출시한 후 월간 실사용자수만 100만명이 넘을 정도로 급격히 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월간 실사용자 수는 655만명에 달한다. 브이라이브는 법인 설립을 계기로 베트남 현지에서 공연과 뷰티 영역 콘텐츠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 동남아 신기술 공략 거점으로, 네이버 먹거리 전략

네이버는 동남아 진출 기반을 닦기 위해 현지 스타트업 투자와 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쏟는다.

스타트업 업계는 동남아시아를 ‘비어있는 시장'으로 본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국내에선 포화에 가깝지만 동남아 지역에서는 관련 기업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보급률도 높아진데다 시장 전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스타트업 업계가 동남아시아를 눈여겨 보는 이유다.

특히 라인은 동남아 지역 이용자들이 즐겨찾는 메신저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사업 기반을 넓히기 유리하다.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라인 이용자수는 총 1억6000만명에 달한다.

네이버 라인 태국법인과 라인 벤처스는 태국에서 2000만달러(227억600만원) 규모의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스케일업(Scale-up)은 최근 3년 간 매출이나 고용 성장률이 연 평균 20%를 넘는 기업을 지칭한다.

라인은 이외에도 동남아에서 핀테크 사업도 꾸준히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말 라인 자회사 라인파이낸셜과 태국 카시콘은행은 합작해 조인트벤처(JV) 카시콘라인의 금융 서비스를 올해 하반기 선보인다. 태국 내 라인 이용자에게 소비자 금융과 예금, 대출 등 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라인 관계자는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가 라인 이용자 주요 거점이다"라며 "라인 이용자에게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