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디즈니 가세로 판 커진 영화 스트리밍 플랫폼 전쟁

입력 2019.03.26 14:42

글로벌 인터넷영화서비스(OTT) 시장에 콘텐츠 강자 월트디즈니와 20억대의 아이폰·아이패드를 애플의 참여로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디즈니는 올 하반기 자체 OTT ‘디즈니 플러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디즈니+’는 마블·스타워즈 등 자체 인기작 외에도 21세기폭스의 영화·TV 사업부문 인수를 통해 얻은 영화 콘텐츠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디즈니는 글로벌 OTT 3위 업체인 ‘훌루' 지분 60%를 보유했다. 영화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디즈니는 미국 통신사 AT&T가 보유한 훌루 지분 10%를 매입하는 협상을 한창 벌인다. 방송 업계는 훌루가 이미 디즈니 손아귀에 있다고 본다.

애플TV+. / 애플 갈무리
애플은 25일(현지시각) 자체 OTT ‘애플티비 플러스’를 2019년 가을에 론칭한다고 발표했다. 애플TV+에는 영화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JJ 에이브럼스’ 감독, 미국을 대표하는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이 참여해 독점 콘텐츠를 제작 한다.

넥플릭스는 190개국 1억3900만명 이상의 유료 회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OTT 시장 1위를 지켰다. 지난해 2018년 총 120억달러(13조4868억원)를 들여 독점 콘텐츠를 포함해 모두 700편 이상의 영화·드라마 콘텐츠를 확보했다. 디즈니와 애플의 공격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OTT 플랫폼별 전략. / IT조선
◇ 막강한 콘텐츠와 ‘훌루·디즈니+’ 양 손에 쥔 월트디즈니

월트디즈니는 디즈니+ 독점 콘텐츠로 스타워즈 소재 드라마 ‘더 만달로리안(The Mandalorian)’을 만든다. 이 회사는 스타워즈 드라마 10편 제작에만 1억달러(1130억원)을 쏟아붓는 등 독점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린다.

디즈니+. /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월트디즈니는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제작자인 ‘데이비드 베니오프’와 ‘대니얼 브렛 바이스’에게 새 스타워즈 영화 3부작의 각본과 제작을 맡겼다고 발표했다. 베니오프와 바이스는 왕좌의 게임 마지막 시즌 제작을 완료하는 대로 영화 스타워즈 제작에 참여할 계획이다.

마블과 스타워즈, 디즈니와 픽사의 애니메이션 등으로 폭넓고 다채로운 콘텐츠를 보유한 디즈니다. 21세기폭스 인수합병으로 다가올 OTT 전쟁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디즈니와 21세기폭스 영화·TV 사업부문 합병은 인수 금액만 713억달러(80조8849억원)에 달하는 메가톤급 기업 합병이다. 합병 이후 디즈니는 영화사 20세기폭스 영화 자산을 거머쥐는 것과 동시에 과거 흩어졌던 마블 슈퍼 히어로 자산을 한데 모았다.

훌루 로고. / 훌루 갈무리
디즈니는 21세기폭스 영화·TV 사업부문 합병으로 폭스가 가진 훌루 지분 30%로 손에 넣었다. 월트디즈니는 훌루와 디즈니+라는 두 개의 OTT를 운영하게 된 셈이다.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컴퍼니 회장에 따르면 훌루는 성인향 콘텐츠를, 디즈니+는 온 가족이 보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훌루는 전체 5400만명, 유료 이용자 2300만명을 보유한 글로벌 3위 OTT다. 랜디 프리어(Randy Freer) 훌루 대표에 따르면 훌루는 디즈니의 지원을 받아 글로벌 시장 확대를 모색한다. 유료 이용자 수를 5000만명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월트디즈니는 8월부터 디즈니 콘텐츠의 넷플릭스 공급을 중단한다. 넷플릭스 독점 콘텐츠로 제작하던 ‘아이언피스트’, ‘루크 케이지’, ‘디펜더스’, ‘제시카 존스’ 등 마블 슈퍼히어로 드라마 속편 제작도 미궁에 빠졌다.

CNBC는 월트디즈니는 넷플릭스용 콘텐츠 공급 중단으로 저작권료만 1억5000만달러(1678억원)의 손해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콘텐츠 업계는 자체 플랫폼 경쟁 강화를 위해 당연한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 iOS 기기 20억대 기반으로 단숨에 시장 장악하려는 애플

애플은 2018년 아이폰·아이패드 등 전 세계 iOS 기기 출하대수가 20억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2017년 10월 기준 전 세계 아이폰 사용자는 7억3000만명이다. 아이폰 누적 판매량은 12억40만대다.

애플TV 앱. / 애플 갈무리
애플은 자체 OTT 플랫폼 ‘애플TV+’를 7억3000만명에 달하는 iOS 기기 사용자와 전 세계 맥 컴퓨터와 삼성·LG·소니 스마트 TV 사용자에게 애플TV+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아이폰 사용자 7억3000만명 중에 10분 1만 애플TV+를 사용해도 단숨에 글로벌 OTT 2위 아마존을 넘어선다. 여기에 전 세계 스마트TV 사용자 수를 고려하면 넷플릭스를 OTT 1위에서 끌어내리는 것도 가능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유료 시청자 수는 2017년 기준 2600만명이다.

애플은 영화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와 손잡고 1980년대 인기 SF드라마 ‘어메이징 스토리’를 부활시키고 ‘토크쇼의 여왕’이라 평가받는 오프라 윈프리와 TV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등 독점 콘텐츠 제작에 골몰한다.

진 뮌스터루프 벤처스 기술 투자자는 애플이 2022년까지 자체 영상 콘텐츠 제작을 위해 42억달러(4조6342억8000만원)를 쓸 것으로 예측했다. 뮌스터루프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이 한발 늦었지만 다시 한번 판을 뒤엎을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TV 서비스를 통해 HBO 등 인기 케이블TV 서비스는 물론 아마존·훌루 등 OTT도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성했다. 콘텐츠 소비자는 각종 콘텐츠 서비스 이용 요금을 애플TV로 일괄 관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문제는 애플TV+가 애플TV에 속한 서비스란 점이다. 한국처럼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지역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애플은 가을 시작되는 애플TV+를 100개 이상 국가에서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를 따라 잡으려면 190개국 이상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 콘텐츠 투자로 1위 자리 굳히려는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자체 독점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인도 등 신흥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으로 다른 OTT 플랫폼과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 /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는 2018년 총 120억달러(13조4868억원)를 들여 독점 콘텐츠를 포함해 모두 700편 이상의 영화·드라마 콘텐츠를 확보했다. 콘텐츠 확보는 올해도 이어진다. 디즈니가 뺏어간 인기작의 공백을 자체 제작 콘텐츠로 메꾼다는 전략이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인도 시장에 새로운 모바일 전용 요금제를 테스트 중이다. 요금제 가격은 월 3.63달러(4100원)로 예상됐다. 기존 요금제에서 가장 저렴한 7.27달러(8200원) 상품과 비교하면 반값이다.

넷플릭스는 영화 소비시간이 주당 평균 8시간에 달하며 인구 밀도도 높은 인도 시장을 중요한 시장으로 인식했다. 인도에서 만든 콘텐츠를 확보하는 등 경쟁력을 높인다.

넷플릭스는 마니아 시장도 공략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를 중심으로 독점 콘텐츠를 제작한다. ‘신세기 에반게리온’, ‘세인트세이야’, ‘세븐 시즈(7SEEDS)’ 등 일본 인기 만화 작품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작품을 올해 독점 공급한다.

넷플릭스는 극장 애니메이션과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졌던 글로벌 히트작 ‘공각기동대(攻殻機動隊)’ 등 새 애니메이션을 넷플릭스 독점 콘텐츠로 제작한다.

‘공각기동대 SAC 2045’란 이름으로 2020년 방영할 공각기동대 최신 애니메이션이다. 모든 장면을 3D 그래픽으로 제작한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공각기동대 시리즈를 만들어 왔던 프로덕션I.G와 솔라 디지털 아츠가 담당한다. 감독으로는 ‘공각기동대 스탠드얼론 컴플렉스’ 시리즈를 만든 카미야마 켄지(神山健治)와 일본 첫 3D 극장 애니메이션 ‘애플시드’를 제작했던 아라마키 신지(荒牧伸志)가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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