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는 다양한 핀테크 스타트업이 있다. 2015년 호주 핀테크 산업 규모는 1800억원쯤으로 추산됐다. 그러던 것이 불과 4년만에 15배 이상 성장, 2019년에 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호주 핀테크 스타트업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투자 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핀테크 기업을 포함해 한국 산업계는 호주에 별로 관심이 없다. 지난 칼럼에서 언급한 것처럼, 호주의 경제규모는 한국과 비슷하다. 같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이기도 하다. 따라서 호주는 한국에게 미국이나 영국보다 더 밀접한 관계를 가질 만한 나라다.

그 일환으로 호주 핀테크 산업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이 내용은 2019년 2월 22일 시드니에서 홍익대학교와 UTS(호주 시드니공과대학교)가 공동 개최한 ‘Australia-Korea Fintech Regulation Symposium 2019’ 발표에 기반했음을 미리 밝힌다.

호주 핀테크 산업은 시드니 중심으로 형성된다. 멜버른과 브리스번, 퍼스 또한 핀테크 기업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호주 핀테크 산업은 소비자금융, 지급결제, 개인자산운용 등 ‘미시수준의 핀테크’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상대적으로 높은 호주의 개인소득, 제조업보다 관광업, 금융업 등 1차산업에 의존하는 호주의 경제구조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호주에서는 미국이나 영국처럼 금융권의 핀테크 산업 투자가 아주 활발하다. 일례로 호주에서 가장 큰 은행인 커몬웰스뱅크(Commonwealth Bank)는 블록체인, 지급플랫폼 등 소비자금융과 지급결제 부문에 적극 투자한다.

호주에서 가장 뜨거운 부문이 데이터 분석과 블록체인이다. 자연스레 이 분야에 대한 활발한 투자 및 정부의 정책 지원이 생겼다. 여기에 맞춰 미국·영국·이스라엘·독일 등에 본사를 둔 핀테크 기업이 시드니로 적극 진출하는 경향도 보인다.

최근 호주의 연구 및 정책보고서를 보면, 시드니 핀테크 산업은 ‘지급결제와 블록체인’에 상대적 우위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책적으로도 호주 금융당국은 미국이나 영국처럼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한다. 또한 다양한 핀테크 산업 지원정책을 연방정부와 NSW주정부 차원에서 펼친다.

즉, 호주는 ‘영미식 네거티브 규제’방식과 ‘아시아식 산업지원 정책’을 동시에 추구하는 흥미로운 국가다.

호주 시드니는 아시아 주요 도시보다 사무실 임대료도 낮다. 호주 재무학계도 핀테크 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낮은 사업 비용도, 재무 금융 전문성도 매력적인 시장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최근 유럽이나 북미 핀테크 기업이 동남아 진출 교두보로 호주를 활용한다. 호주는 한국에서도 같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UTS를 통해 ‘호주-한국 핀테크 리서치 협업그룹(Australia-Korea FinTech Research Collaborative Group)’을 설립했다. 한국 기업의 호주 진출을 돕고 공동연구도 진행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정작 한국 핀테크·금융 기업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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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습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 위험관리, 대체투자다. 현재는 중소기업 분석 전문 우베멘토의 리서치 자문과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적으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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