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하 AI, Artificial Intelligence) 스피커가 한국 시장에 완연히 자리 잡은 모양새다. 시장조사기관 조사 결과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 10명중 5명이 AI스피커 사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스마트폰이 아닌 AI스피커로 AI서비스를 주로 사용한다.

AI스피커. / 제조사 제공
AI스피커. / 제조사 제공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AI스피커와 음성인식 AI 서비스 사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아마존 알렉사 기기 판매량은 이미 1월 1억대를 넘어섰다. 이어 급격히 세력을 키운 구글이 AI스피커 구글 홈 시리즈를 앞세워 아마존을 추격 중이다. 한국 포털과 이통사도 저마다 AI스피커를 출시했다.

AI스피커 업계는 기기 확산을 위해 음성인식 성능을 높이고 사용 편의를 더했다. 물론 서비스 품질과 만족도, 보안 성능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소비자 목소리도 있다.

◇ 시장조사업체 "53% AI 스피커 사용 경험…주 3회 이용률도 57% 달해"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는 2018년 10월 진행한 이동통신 기획 조사 결과를 지난 26일 공개했다. 전국 14세~64세 스마트폰 사용자 190만명(누적표본) 대상 28차례 조사 결과 응답자 53%가 AI 서비스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1%는 지금도 AI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밝혔다.

AI 서비스 사용 기기는 대부분 스마트폰(70%)이었다. 반면, 이용 빈도는 AI스피커(57%)가 더 높았다. 하루 평균 AI 서비스 명령 횟수는 AI스피커 6.1회, 스마트폰 4.3회로 나타났다. AI스피커 사용자가 스마트폰 이용자보다 더 자주 쓴다는 얘기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2018년 기준 한국 AI스피커 판매량이 미국, 중국에 이어 세번째로 많았다고 발표했다. 한국 기업 가운데 SKT와 KT 등 정보통신기업,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 사이트가 AI스피커를 내놨다. 구글도 2018년 하반기 AI스피커 구글 홈을 한국에 출시하며 경쟁에 나섰다.

◇ 나날이 발전하는 아마존·구글 AI스피커…만족도와 정확성 개선은 과제

AI스피커 업계는 음성인식, 연산을 비롯해 관련 기술 연구·개발에 나섰다. 아마존 에코 쇼, 구글 홈 허브 등 화면을 탑재한 2019년형 AI스피커는 시장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하드웨어 업계도 힘을 보탠다.

퀄컴은 19일(현지시각) 오디오 SoC(System on Chip) ‘QCS400’시리즈를 공개했다. 인공지능 전용 엔진을 탑재, AI스피커가 음성 명령을 더 잘 알아듣도록 돕는다. 전력 소모량도 낮추고 IoT 기기와의 연동 성능도 강화한다.

아마존재팬은 질문과 답변을 사용자가 임의로 입력할 수 있는 ‘알렉사 스킬 블루프린트’ 서비스를 공개했다.

아마존 알렉사 스킬 블루프린트. / 아마존재팬 홈페이지 갈무리
아마존 알렉사 스킬 블루프린트. / 아마존재팬 홈페이지 갈무리
이 기능을 사용하면 아마존 알렉사에 특정 질문에 대한 답변을 기록할 수 있다. ‘가족 생일 카드 보여줘’라는 사용자 개인적인 질문을 들으면, 아마존 알렉사가 문자와 음악, 사진이 담긴 생일 카드를 미리 만들었다가 질문 답변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나날이 발전하는 AI스피커지만, 사용자는 아직 기능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먼저 지적하는 것은 음성인식 정확도다.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용자 중 45%만이 AI스피커 성능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의 AI스피커 만족도 조사에서도 참가자 56%가 음성인식 미흡을, 45%가 연결형(자연스러운)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불만으로 제기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 에코가 음성 명령을 오인, 사용자의 대화 내용을 다른 사용자에게 전송한 사례도 있다.

보안 역시 AI스피커 업계가 해결해야 할 난제다. AI스피커는 Wi-Fi를 사용하므로 해킹에 취약하다. 가전, 웹 캠 등 기기는 물론 각종 결제·납부·쇼핑 서비스에 연결된 AI스피커가 해킹되면 치명적인 개인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