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사업자 씨엠비(CMB)가 특수 관계기업 ‘진영에이블'에 프로그램 사용료를 과도하게 지급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규제 기관은 관련 내용을 확인한 후 조사에 착수했다.

 씨엠비(CMB) 사옥. / CMB 홈페이지 갈무리
씨엠비(CMB) 사옥. / CMB 홈페이지 갈무리
1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씨엠비를 비롯해 현대HCN과 KT스카이라이프 등이 계열PP인 현대미디어와 스카이티브이에 과도한 프로그램 사용료를 지불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사실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실조사는 ‘처벌’을 목적으로 하는 조사다.

방통위 한 관계자는 "다른 회사 PP에 지급하는 프로그램 사용료 상승률이 2%대라면, 계열PP에 3배 정도 더 많은 6%로 사용료를 올려 지급한 곳이 있다"며 "2018년 말 실시한 프로그램 사용료 실태조사 결과 상승률이나 하락률이 지나치게 높은 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조사 중인 3사 중에서도 타사보다 월등히 더 높은 프로그램 사용료 상승률을 보인 곳은 CMB다"고 말했다.

CMB의 계열사 진영에이블은 2016년 설립한 유한회사로 공개된 정보가 많지 않다. 일단 유한회사는 외부감사와 공시의무가 없어 국내 수익 파악이 쉽지 않다. 법인등기에 등기 된 인물도 두 명뿐이다. CMB 대표이사는 현 진영케이블의 대표이사로, CMB홀딩스 주요 주주 중 한 명은 진영에이블의 사내이사로 각각 등기돼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CMB계열사들로부터 거둔 진영에이블의 수익(프로그램사용료, 지급수수료 등)은 ▲CMB 8억6000만원 ▲CMB충청방송 2억7000만원 ▲CMB대구동부방송 1억원 ▲CMB한강케이블티비 6억원 ▲CMB홀딩스로 1800만원 등이다. 20억원에 달하는 수익이 계열사로부터 발생했다.

CMB 측은 진영에이블의 매출 공개를 거부했으며 유한회사로 설립한 이유에 대해서도 "알지 못 한다"고 답했다.

CMB 한 관계자는 "실태 조사를 통해 PP 이용료 관련 상승률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방통위에서 요청하는 자료를 성실히 보내며 소명 중이다"고 말했다.

또 "2018년 초부터 PP들을 정리하고 있으며, 진영에이블 역시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며 "2018년 중반부터는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너가 운영하고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을 밀어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과도한 해석이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