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도 없이 쏟아지는 과제를 어떻게 제 시간 안에 깔끔하게 끝낼 수 있을까? 종류가 다른 여러 가지 과제를 마감에 맞춰 정확하게 끝낼 수 있을까? 수십 가지 명절 음식을 장만하는 어머니의 프로세스에서 과제 수행 비법을 배운다./편집자 주

어머니가 명절 제사 음식을 마련하는 과정을 유심히 관찰했다. 한 달 전쯤 시장에서 생선을 구입해 다듬는다. 1주일 전쯤에는 소고기 등 산적거리를 준비하고, 3일 전에는 고사리나물, 마른 오징어를 물에 불린다. 하루 전에 식구들이 집에 도착하면 함께 튀김과 전을 굽고 송편을 빚는다. 당일 아침에 탕국을 끓이고 밥을 지어 제사상 차림을 마무리한다.

제사상에 오르는 음식은 과일, 다과류까지 포함하면 기본적으로 20~30가지에 이른다. 재료도 제각각이고 조리 방법과 조리 시간이 모두 다르다. 또 명절 제사라는 마감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과제다.

직장인도 어머니가 늘 명절 제사에 맞춰 수십 가지 음식을 마련하는 것처럼, 매달 수십 가지 과제를 마감에 맞춰 처리해야 한다. 매달 활동 결과 보고서 작성은 기본이고, 상사가 지시한 과제를 추가로 처리해야 한다. 여기에 안팎에 변수에 따라 갑자기 생긴 개인 일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마감 2~3일 전에 압박감에 진행 중인 수십 개의 과제를 뒤지면 모두 과제를 완성하기에 자료나 논리적 구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제부터 붙들고 야근을 해서 처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월초가 되면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은 과제를 다시 만나게 되고, 상사로부터 야단을 맞을 것이다. 또 새로운 과제가 생겨서 과제 건수는 더 불어난다.

마감에 맞춰 수십 개의 과제를 깔끔하게 처리하는 비법이 없을까? 수십 가지 명절 음식을 명절 당일에 깔끔하게 완성하는 어머니의 음식 장만 프로세스에 정답이 있다.

첫째, 마감 시간이 가장 많이 남은 과제를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한다. 명절을 한 두 달 남은 시점에 생선 구매를 최우선 순위로 잡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구체적으로 월초에 월말 마감 과제를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한다.

둘째, 매일 여러 과제를 지그재그로 왔다 갔다 하면서 조금씩 진척시킨다. 명절 전 3일 동안 하루 종일 일한다고 성격이 다른 수십 종류의 음식을 완성할 수 없다. 만약 그렇게 완성해도 제대된 음식이 아닐 것이다.

셋째, 최종 완성 전까지 모든 작업을 다음 행동(Next Action)에 필요한 준비 성격의 작업을 한다. 즉, 다음 작업에 필요한 모듈(Module)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일을 한다.

명절 음식 장만에서 생선 구매는 생선을 말리기 위한 준비작업이다. 생선 말리기는 생선을 찌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생선을 찌는 것은 제사상에 최종 올리기 위한 준비 작업이다.

직장에서 자료 수집은 자료 분석을 위한 준비 작업이다. 자료 분석은 기획서 구상을 위한 준비 작업이다. 글틀 짜기는 기획서 작성을 위한 준비 작업이다. 9편에서 소개한 ‘방해받지 않는 30분에 모듈 하나 완성’을 목표로 할당하는 것이다.

넷째,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과제는 콕 찍어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준비한다. 예를 들어 송편의 경우 어머니는 반죽과 속을 미리 준비해놓고, 식구가 모이면 함께 송편을 빚자고 요청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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