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은 분명히 많은 업계, 학계에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지금 변화하는 곳은 당장 금융(송금, 보험)과 개인정보보호 등이다. 이미 디앱에서 신원확인, 검증, 게임산업 등에서는 개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금 암호화폐 산업은 성장통을 겪는 중이다. 지금은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불편한게 아니라 기술이 성숙하지 않은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탈릭 부테린은 현재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산업을 이처럼 진단했다. 그는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과의 대화, 블록체인과 미래경제’에서 블록체인 산업을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했다.

 왼쪽부터 민 킴 아이콘재단 이사,  박훈 메타디움 대표,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비탈릭 부테린, 최화인 블록체인캠퍼스 학장이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 IT조선
왼쪽부터 민 킴 아이콘재단 이사, 박훈 메타디움 대표,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비탈릭 부테린, 최화인 블록체인캠퍼스 학장이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 IT조선
비탈릭 부테린은 비트코인과 함께 대표 암호화폐로 주목받는 이더리움 창시자다. 그는 만 20세 나이에 이더리움을 개발했다. 그는 특히 이더리움에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을 넣었다. 이를 이유로 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이 계산기라면 이더리움은 스마트폰이다"라는 평가를 내린다.

◇ "80% 실패...모두 산업에서 흔한 일"

이날 좌장을 맡은 정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은 비트코인 거래 가격이 모처럼 상승했다며 ICO 80% 이상이 실패하거나 사기로 몰리고 있다는 점을 들며 향후 시장 전망을 물었다.

비탈린 부테린은 이에 "유념해야 하는 건 프로젝트 80%가 실패했다고 하지만 이는 암호화폐 업계에서만의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아니라 일반 기업도 80%는 실패한다"며 "신생 산업은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이 당연하며, 이는 업계가 성장하면서 겪는 성장통"이라고 진단했다.

기술이 등장한 초창기, 업계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부실하거나 사기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그는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 정착하면서 어떤게 지속 가능하고 합리적인지 알게 됐다"며 "기술이 발전하고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면서 부실하거나 사기를 위한 프로젝트는 사라지고 더 탄탄하고 우수한 프로젝트가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중들이 암호화폐를 투기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암호화폐는 절대 사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투기를 조장하는 일부 거래소는 사라져야 한다"며 "거래소가 암호화폐를 더 다양한 서비스에서 활용되는 창구가 되도록 생산적인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암호화폐는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도 쭉"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블록체인이 당장 모든 산업을 바꿀 수는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블록체인 기술이 안쓰이는 곳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업계는 블록체인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초기 지적된 블록체인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며 "분산 시스템이 전통적인 중앙화된 시스템 만큼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시점은 분명히 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예로 디앱에서 신원확인을 하거나 게임 산업에서 개발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국가간 송금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이 가능성을 비추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은 암호화폐만 얘기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보험이나 신원증명 등 다양한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돼 국민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 신원을 확인하는 프로젝트는 여럿 등장했다"며 "중앙화된 서비스는 수만개 계정 해킹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고 그 한계를 블록체인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

 비탈릭 부테린. / IT조선
비탈릭 부테린. / IT조선
그 중심에 스마트 컨트랙트 기술이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스마트컨트랙트는 블록체인 플랫폼에 실현된 일련의 소프트웨어 코드다. 미리 결정된 조건이 성취되는 경우에 블록체인에 담겨진 자산에 대하여 계약의 내용이 자동적으로 이행되는 것을 보장한다.

그는 이 같은 기능을 활용해 개발한 신원확인 시스템을 통해 전세계 최대 20억명에 달하는 인구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 10억명이 절대 빈곤에 살고 있으며, 20억명은 은행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그는 "블록체인으로 신원정보를 확인한 뒤 기부금을 제대로 전달한다거나, 은행 없이 블록체인의 신원정보를 서로 믿고 돈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현실에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 아직 편의성 등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초당 정보처리 속도 문제를 해결하거나 거래 수수료 문제, 사용자 개인키를 분실했을때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등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보안성의 경우, 사용자가 안전하게 자신의 계정을 지킬 수 있을지, 키 분실·도난을 어떻게 막고 해결할지를 해결해야 블록체인 기술이 보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블록체인이 주류가 되기 위해서는 확장성, 프라이버시, 보안성이 반드시 선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세계가 주목하는 스마트시티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냈다.

비탈릭 부테린은 "스마트시티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탈중앙화된 정보를 수집하거나 관리하는 등 개방형 경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며 "블록체인은 결제시스템, 평판 조회 시스템, 전자상거래 기술과 상호 공존하면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물리적인 탈중앙화와 가상공간에서의 기술 인프라 탈 중앙화는 별개 개념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