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신체 건강 못지않게 뇌 건강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뇌를 건강하게 만들려면 근육 단련하듯이 뇌를 매일 단련해야 한다. 손을 사용하여 뇌를 단련하는 방법을 차례로 소개한다./편집자 주

일요일 저녁에 어떤 요리를 할까? 손등을 보면서 여러 메뉴를 떠올리다가 김치찌개를 선택했다. 주메뉴를 정했으니, 김치찌개에 필요한 재료 목록을 챙길 차례다.

왼손의 엄지를 먼저 펴고, 가장 중요한 묵은지를 생각한다. 검지를 펴고 돼지고기, 햄 등 고기류를 떠올린다. 중지에는 대파, 양파 등 채소류를 배정한다. 네 번째 무명지를 보면서 고춧가루, 새우젓 등 양념류를, 새끼손가락에 두부, 라면 등 기타 재료를 떠올린다.

2편에서 소개했듯이 파이브 핑거스는 생각 정리에 아주 유용하다. 나아가 특정 과제를 정하고 과제 수행에 필요한 다음 행동(Next Action)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데 유용하다. 즉, 김치찌개를 과제로 정한 뒤, 그 요리를 하기 위해 어떤 재료를 구해야 하는지를 파이브 핑거스 기법을 통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파이브 핑거스를 활용해 요리 메뉴를 정하고 필요한 재료 목록을 만들 수 있다.
파이브 핑거스를 활용해 요리 메뉴를 정하고 필요한 재료 목록을 만들 수 있다.
파이브 핑거스 기법을 쉽게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글쓰기다. 개인 블로그, 회사 보고용 기획서 등 어떤 글이라도 파이브 핑거스 기법을 활용하면 쉽게 빠르게 원하는 글을 쓸 수 있다.

먼저, 컴퓨터 화면을 덮고, 오른손 주먹을 쥐고 착상을 시작해보라. 이어 손등을 보면서 중심 테마를 무엇으로 할 것인지를 생각한다. 요리에서 메뉴를 정하는 절차에 해당된다.

중심 테마를 정했다면 엄지 손가락부터 펴고, 그 테마를 요리하기 위해 어떤 재료(글감)가 필요한지를 생각하고, 재료 이름을 손가락에 가상으로 붙인다. 엄지에 이어 검지-중지-무명지-소지 순으로 차례로 펴면서 글감 키워드를 붙여 나간다.

그 다음 순서는 글감의 중복성 여부를 체크한다. 손가락이 손바닥에 붙어 형제 사이이지만, 서로 겹치지 않고 독립적이다. 글감도 중심테마를 뒷받침하면도 역시 서로 겹치지 않아야 한다. 혹시 5개 글감보다 많을 경우 왼손 엄지부터 추가 글감을 붙일 수 있다.

시작이 반이라고 한다. 어떤 글이라도 중심 테마와 5~6개 글감을 정하면 글쓰기의 절반을 진행한 것과 같다. 실제 글쓰기 지도를 하면 열에 아홉명은 이 과정을 생략하고 컴퓨터 화면앞에서 키보드부터 만지작거리면서 글쓰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메뉴를 정하고 그 메뉴에 필요한 재료 목록을 짜야 한다. 그 다음에 재료를 구입해서 다듬어야 한다. 그 다음에 조리를 하는 것이다. 글쓰기 역시 테마를 정하고 테마에 필요한 재료인 글감 목록을 챙겨야 그 다음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다음은 ‘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저자 티엔 추오)이라는 책을 소개하는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파이브 핑거스 기법을 활용한 실제 사례다.

파이브 핑거스기법을 이용해 글씨기 중심테마를 정하고 필요한 글감 목록을 쉽게 만들 수 있다.
파이브 핑거스기법을 이용해 글씨기 중심테마를 정하고 필요한 글감 목록을 쉽게 만들 수 있다.
1. 손등에 중심테마 ‘구독과 좋아요 경제학 서평’이라는 키워드를 붙인다.

2. 엄지에 첫 번째 글감으로 애플의 뉴스 구독 모델발표를 키워드로 붙인다.

3. 검지를 보면서 두 번째 글감으로 저자이자 주오라 창업자인 티엔 추오 스토리를 떠올린다.

4. 중지를 보면서 세 번째 글감으로 구독경제 자체를 다루기로 한다.

5. 무명지를 보면서 네 번째 글감으로 구독경제를 전망하라고 한다.

6. 새끼 손가락을 보면서 구독경제가 한국 신문업계에 시사하는 점을 다루기로 한다.

파이브 핑거스로 중심테마와 5개 글감 목록을 짜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편안해진다. 다음 행동이 구체적으로 정의됐기 때문이다. 이제 요리 재료 목록을 보고 재료를 사러 마트에 가듯이, 글감 목록에 따라 글 재료를 구하기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