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차세대 5G 아이폰용 모뎀칩 수급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화웨이가 자사 5G 모뎀을 애플에 제공할 뜻을 밝혔다. 애플로서는 솔깃한 제안이나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엔가젯은 8일(현지 시각) 업계 소식통의 말을 인용, 화웨이가 자사 5G 모뎀칩 ‘발롱 5000’을 애플에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지금껏 자사의 5G 칩을 자사 기기 및 장비에만 탑재하고 다른 회사에 판매한 적이 없다.

화웨이가 5G 모뎀 ‘발롱 5000’을 발표하는 모습. / 화웨이 제공
화웨이가 5G 모뎀 ‘발롱 5000’을 발표하는 모습. / 화웨이 제공
애플은 인텔 5G 모뎀칩 ‘XMM 8160’을 공급받아 차세대 아이폰을 개발 및 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인텔의 공급은 일러야 올 하반기쯤이 될 전망이다. 대안도 마땅치 않다. 퀄컴은 특허 관련 소송으로 첨예하게 대립해 5G 모뎀 구매가 쉽지 않다. 삼성에도 5G 모뎀 구매를 타진했지만 공급량 부족을 이유로 사실상 거절당했다. 미디어텍 제품은 애플 요구 수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발롱 5000은 하나의 칩으로 6㎓ 이하(sub-6) mmWave 5G NR 네트워크 뿐만 아니라 2G, 3G 및 4G LTE를 모두 지원한다. 이론상 애플이 ‘5G 아이폰’에서 필요로 하는 요구 사양을 만족한다.

그러나 애플이 화웨이 5G 모뎀을 사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미·중 무역 분쟁의 심화와 보안 위협을 이유로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의 화웨이 제품 사용을 금지했다. 지난 1월 미 법무부는 T-모바일의 영업 기밀을 도용한 혐의로 화웨이를 기소했다.

양사 간 관계도 그다지 좋지 않다. 기업정보 전문기업 ‘더 인포메이션’은 지난 2월 보고서를 통해 화웨이가 지난해 말 심박센서 관련 영업비밀을 얻어내기 위해 애플 본사 직원과 부품 공급사 관계자들을 여러 차례 접촉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