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3 실내가 마음에 든다면 이사람을 기억하세요"...디자이너 김누리씨

입력 2019.04.13 06:00

자동차 디자인은 끊임없는 경쟁의 산물이다. 특히 BMW는 내부 경쟁을 통해 신차 디자인의 방향성을 정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BMW 신형 3시리즈의 인테리어 역시 2014년 사내 경합을 거쳐 책임 디자이너와 콘셉트가 결정됐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브랜드 베스트셀링카의 실내를 책임진 주인공은 당시 인턴십을 마친 지 갓 2년을 넘긴 신예 디자이너 김누리씨였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디자인 분야에서 한국인 디자이너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BMW와 재규어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도 한국 디자이너들이 참여한 신차를 종종 만나게된다. 김누리 디자이너는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BMW그룹 본사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약해왔다. 경력이 길다고 할 순 없지만, 그가 맡아왔던 프로젝트는 결코 가볍지 않다. BMW의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 고성능 스포츠 세단 M5와 M4 GTS, 7세대 완전변경 3시리즈 등의 디자인에 참여해왔다. 11일 신형 3시리즈 미디어 시승회에서 김 디자이너를 만나 직접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김누리 디자이너와의 일문일답.

김누리 BMW그룹 본사 인테리어 디자이너. / BMW코리아 제공
-경력에 비해 참가한 프로젝트가 많다. 비결이 뭐에요?

"디자이너는 주어진 일이라는 것이 없다. 경쟁을 통해 직접 프로젝트를 따와야한다. 훌륭한 디자이너들이 모두 열심히 일을 하고 있지만, 저는 운이 좋았다. 제가 추구하는 디자인이 회사가 원했던 방향과 잘 맞지 않았나 싶다."

-3시리즈는 BMW 내에서도 가장 많이 판매되는 차 중 하나다. 당신의 어떤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하나?

"모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BMW는 시대에 부합하는 트렌디한 디자인에 높은 평가를 준다. 최근 산업 디자인 추세 중 하나가 간결한 디자인, 기능별로 요소들을 통합하는 디자인이다. 3시리즈 역시 조작 버튼 등의 배치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자주 쓰는 기능들을 하나의 구역으로 통합 배치하는 시도를 확인하실 수 있다.

많은 분들이 자동차 외형에 비해 실내 변화에 둔감한 편이다. 차 외관은 조금만 바뀌어도 금방 알아차리지만, 실내는 ‘디자인이 어떻게 바뀌었다’보다 ‘이런 기능이 추가됐다'라는 쪽에 더 관심이 쏠리기도 한다. 사실 디자인 요소는 실내가 실외보다 훨씬 많다. 디스플레이나 에어벤트 마감까지 세심하게 디자인했다. 이런 부분을 알아봐주시면 디자이너 입장에서 정말 기쁠 것 같다"

김누리 BMW그룹 본사 인테리어 디자이너. / BMW코리아 제공
-기술의 발전은 디자이너에게 기회이자 도전이다.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등장이 자동차 디자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는가?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자동차 실내는 극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좌석 위치부터 차 내 기능을 조작하는 방식까지 레이아웃 구성 자체가 완전히 변화할 것이다. 정보를 표시하는 디스플레이의 개념도 ‘화면'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차 유리, 벽 등 제약 없이 확장될 것으로 본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구조가 다르다. 특히 배터리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차의 실루엣이 달라지고, 실내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영향을 준다. BMW는 i브랜드 등 전동화(electrification)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 전통적인 자동차의 개념에서 벗어나 어떤 모습의 차를 보여줄 수 있을지 오랜 시간 고민했다는 이야기다"

-신차 디자인에서 기술적 한계 때문에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손짓(제스처)이나 눈짓으로 자동차 기능들을 조작하는 시도를 하고 싶었다. 특히 운전자 시선에 따라 시각 정보가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 디스플레이를 오가는 기능을 구현하고 싶었다. 디자인팀에서 꽤 비중 있게 다뤘고, 양산차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을 출시 일정에 맞추지 못했다."

-BMW 디자인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BMW는 프리미엄 브랜드지만 고급감, 우아함보다는 역동성과 운전의 즐거움을 중요시 여긴다. 무엇보다 ‘운전자 중심(그는 여기서 drive oriented란 표현을 썼다)’의 사고가 브랜드 핵심가치라고 생각한다. 센터콘솔과 디스플레이가 운전자쪽으로 향한 실내 구성이 대표적이다. 운전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그러면서 차의 성능을 드러내고 기능적으로도 잘 활용할 수 있는 실내 디자인이 BMW 스타일이다"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