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6일 한국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지원 및 강화 방안을 공개했다. 팹리스(반도체 제조 전문)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초미세 공정 파운드리(팹리스 생산) 생산 핵심 기술을 공유,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지원 프로그램 ‘SAFE TM(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를 통해 5나노 초미세공정 제품 디자인 인프라를 에코시스템 파트너 및 고객사에 제공한다.

여기에는 ▲설계 자산(IP, Intellectual Property, 반도체의 기능을 설계하는 작업) ▲공정 설계 키트(PDK, Process Design Kit) ▲설계 방법론(DM, Design Methodologies) ▲자동화 설계 툴(EDA, Electronic Design Automation)이 포함된다.

또한, 삼성전자는 웨이퍼 한장으로 다양한 종류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MPW(Multi Project Wafer)’ 서비스를 최신 5나노 공정으로까지 확대 제공한다.

삼성전자 경기 화성캠퍼스 EUV 라인 조감도.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경기 화성캠퍼스 EUV 라인 조감도.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초미세 공정 파운드리 생산 핵심 기술을 확보·공유하면 한국 팹리스 업체는 쉽고 빠르게 초미세 공정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다. 제품 출시 시기를 앞당겨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

나아가 삼성전자의 이번 계획이 한국 반도체 업계 자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파운드리 사업은 반도체 장비와 소재, 디자인과 패키징, 테스트 등 다양한 업체가 모여 시너지를 내야 성장하는 부문이므로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크다. 초미세 공정 파운드리 생산 기술 공유, 지원은 업체간 결속력을 높일 원동력이 된다.

삼성전자의 이번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지원 및 강화 방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 지시와도 연관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3월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 분야 육성책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한국 반도체 업계가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60%쯤을 장악한 것에 비해, 비메모리 및 시스템반도체 점유율은 5% 미만인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정보 기록용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연산과 분석 등 고급 기능을 수행하는 시스템반도체는 전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정부는 시스템반도체 개발을 위해 지능형 반도체 R&D를 포함한 대규모 지원을 기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