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몽니] ③“넷플릭스 느린 것은 통신사 탓?”

입력 2019.04.17 06:00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사용료를 낸다. 도로를 만들고 유지보수하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함이다. 사용료를 상습적으로 미납할 경우에는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통신망 이용 시에도 마찬가지다. 일반 국민은 통신사의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대가로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한다. 연체가 잦으면 직권해지 등 조치를 받는다. 그런데 외산 기업인 넷플릭스는 한국의 통신망을 사용하면서도 아무런 대가도 지불하지 않는다. 한국에 서버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서비스 이용시 국제망을 써야 한다. KT, SK브로드밴드 등 통신사업자는 이용자 편의를 위해 국제망을 증설하는 등 노력을 했지만, 정작 한국에서 돈을 벌어가는 주체인 넷플릭스는 가입자의 불편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IT조선은 넷플릭스의 비정상적인 서비스 전략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분석해봤다. <편집자주>

최근 넷플릭스 이용자들 사이에서 접속이 불안정하다는 민원이 자주 나온다. 이용자 상당수는 통신망을 제공하는 통신사에 문제가 있다며 불만을 제기한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넷플릭스 이용자가 늘어나며 트래픽을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수익을 벌어가는 넷플릭스는 정작 이용자 불편 해결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다.

넷플릭스 ISP 속도 지수. / 넷플릭스 제공
통신사들은 넷플릭스가 1월 자체 제작 드라마 ‘킹덤’을 공개한 후 국제회선 용량을 증설하는 등 트래픽 처리를 위해 노력했다. 최근 넷플릭스 이용자가 급증하자 국제회선 추가 증설도 고려 중이다. 하지만 증설 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한다.

가입자가 계속 늘어나는 것도 문제지만, ‘고화질 영상’ 서비스를 통해 발생하는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넷플릭스의 국내 가입자수는 2월 기준 240만명으로 2017년 대비 3배 증가했다.

최근 넷플릭스가 주 단위 결제, 반값 요금제(모바일)를 시범 도입해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넷플릭스 이용자가 늘수록 트래픽 부하가 증가하게 되므로 과부하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여전히 서버 설치 등을 위한 망 이용대가 협상 테이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을의 입장인 통신사들의 속이 타는 이유다.

게다가 넷플릭스가 공개하는 통신사(ISP) 접속 속도도 논란이 된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국내 IPTV 사업자 중 LG유플러스의 속도가 월등히 높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독점 제휴를 맺고 별도의 캐시서버를 구축했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공개하는 ISP 접속 속도는 해외 서버에서 받아들이는 속도인데 고객들은 통신사의 속도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며 "캐시 서버를 설치해야 속도를 개선할 수 있는데 이것은 통신사만의 과제가 아닌 넷플릭스가 같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편의를 위해 서버를 증설이 필요다"며 "지금처럼 어떤 통신사에 따라 접속 속도가 들쭉날쭉하지 않도록, 이용자가 평등하게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데 그럴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협상력이 부족한 국내 통신업자를 대신해 정부가 나서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곽규태 순천향대학교 교수(글로벌문화산업학과)는 "글로벌 업체들도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며 "서버 설치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거나, 추가로 국내에 서버를 증설하려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신사들도 정당하게 과하지 않은 범위 내 비용을 분담하는 체계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는게 필요해 보인다"며 "공증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며 "기업에만 맡겨두기에는 힘든 단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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