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은 굼뜨다? 클라우드 올라탄 삼성·롯데 "쪼개고 또 쪼갠다"

입력 2019.04.17 16:44 | 수정 2019.04.17 17:46

최근 국내에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도입이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비즈니스의 개념이 바뀌는 추세다. 비즈니스 규모가 큰 대기업이라면 으레 신중하고, 그만큼 의사결정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란 고정관념을 뒤엎는 행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마이크로 서비스'가 있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가 한국에서 개최하는 최대 연례행사 ‘AWS 서밋 서울 2019’가 17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AWS는 이날 삼성전자, LG전자, 대한항공, SK텔레콤, 두산, 롯데, 현대건설, GS칼텍스, 포스코ICT, CJ로지스틱스 등 국내 주요 대기업과의 협업 사례를 발표했다.

아드리안 콕크로프트 AWS 클라우드 아키텍처 전략 담당 부사장. / AWS코리아 제공
아드리안 콕크로프트 AWS 클라우드 아키텍처 전략 담당 부사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대한항공과 같이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사에서 AWS와 함께 클라우드를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사례는 매우 흥미롭다"며 "항공사는 시스템 장애를 용서할 수 없는 산업인 만큼 안전과 관련된 미션 크리티컬한 애플리케이션까지 클라우드 시스템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국내 AWS 클라우드 대기업 고객 사례로 롯데와 삼성전자를 언급했다. 두 회사 모두 기존 인프라를 AWS 클라우드로 이전하면서 전통적인 모놀리식(모든 서비스가 한 덩어리로 구성된 형태) 서비스를 하나하나 쪼개 마이크로 서비스로 바꾸고, 더 민첩한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드리안 부사장의 소개로 무대에 오른 추동우 롯데이커머스 본부장은 2018년 100조 시장을 형성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46%가 주요 고객층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마이크로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추동우 롯데이커머스 본부장. / AWS코리아 제공
추 본부장은 "롯데는 롯데닷컴, 홈쇼핑 등 다양한 사이트를 통합하고 고객에게 시너지를 제공하기 위해 AWS와 4년간 협력해왔다"며 "처음에는 단순하게 기존 서버를 AWS 퍼블릭 클라우드에 올리는 과정이었다면, 이후 최적화를 통해 롯데면세 DB를 분산시키고 그 결과 코어를 64개에서 32개로 줄이면서 2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내 대부분의 사이트가 모놀로식 아키텍처로 구성돼 있었는데,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민첩성 측면에서 마이크로 서비스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작년 10월 엘롯데 사이트를 클라우드 네이티브 사이트로 변경했다"며 "기존 서비스를 20개의 마이크로 서비스로 분리하면서 주문 접수, 출고 지시 등을 모두 AWS 람다 서버리스 서비스로 구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우선 인프라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고, 조직에 데브옵스 문화를 불어넣어 비즈니스 민첩성이 향상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서버리스 환경을 통해 기존 유지보수에 투입되던 인력을 본업인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추 본부장은 "향후 3800만 엘포인트 고객과 하루 1000만에 달하는 트래픽을 대응할 수 있는 사이트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롯데의 마이크로 서비스를 전면적으로 클라우드 기반으로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 모든 과정을 AWS와 함께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정재연 삼성전자 상무는 갤럭시 모바일을 비롯해 가전 등 수많은 기기에서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구현하면서 뒤따르는 인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WS 클라우드를 도입한 사례를 소개했다.

정재연 삼성전자 상무. / AWS코리아 제공
정 상무는 "전 세계에서 수억대 기기에서 운영되는 빅스비 등 스마트 IoT 인증 서비스를 위한 삼성 어카운트가 기존에는 자체 인터넷 데이터센터(IDC)를 운영했는데, 당시 최신 기술이 지금은 제한된 장비 등에서 운영되는 등 스케일(규모) 면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이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IDC에서 운영하는 DB 장비가 노후화되고, 서비스 장비가 늘어나면서 더 민첩하게 서비스 규모를 수용하기 위한 마이크로 서비스 기반의 아키텍처의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다만, 안타깝게도 기존 사용 데이터로는 어려움이 있었고, 레거시 기반은 비용 부담과 함께 무중단 서비스를 뒷받침할 기술적 제약이 커 클라우드 이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총 22주에 결쳐 기존 수테라바이트 용량의 오라클 DB를 AWS 오로라로 이전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대개 대규모 이전 과정에는 서비스가 중단되기 마련인데, 삼성전자는 AWS의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서비스를 이용해 22주 동안 비즈니스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이전 작업을 완료할 수 있었다.

정 상무는 "이를 통해 성능 개선뿐 아니라 상용 라이선스 비용을 절감했고, 관리 서비스와 오픈소스 활용 경험을 축적하면서 다양한 서비스 실험이 가능해졌다"며 "이는 빅스비, 삼성페이 등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삼성전자 서비스에서 보안과 안정성을 담보하는 요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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