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한국인 소비행태를 바꿨다

입력 2019.04.17 17:48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미세먼지가 바꾼 소비행태 변화’ 발표

미세먼지 관련 뉴스량이 많아지면 업종별 매출액이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세먼지는 한국인 소비행태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KEB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사회적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미세먼지 농도에 대한 객관적인 실태와 미세먼지가 초래한 소비행태 변화를 분석한 ‘미세먼지가 바꾼 소비행태 변화’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7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업종별 매출액은 실제 미세먼지 농도보다 관련 뉴스량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미세먼지 뉴스량에 따라 업종별 매출액의 편차가 두드러지는 등 미세먼지가 한국인 소비행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보고서는 "지난 20여년간 대기 질(연평균 미세먼지 농도)은 실제 꾸준히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세먼지 관련 뉴스가 급증했다"며 "미세먼지 뉴스를 통해 미세먼지량을 인지하는 경향이 소비패턴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 업종별, 요일별 소비행태에 다양한 형태로 영향 미쳐

보고서는 2018년 한 해 동안 약 230개 업종, 900만여건의 신용카드 매출 집계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카드결제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 주유소 등 대부분의 업종 매출액이 실제 미세먼지 농도보다 관련 뉴스량과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뉴스량이 많은 날과 적은 날의 소비 편차를 업종별로 살펴본 결과, 리조트·콘도와 놀이공원은 뉴스량이 많은 날 30% 이상 매출액이 감소했다. 차량 정비(-29%)와 렌터카(-18%), 호텔(-10%)과 고속도로 통행(-10%) 등 나들이와 관련한 업종 매출액이 특히 큰 타격을 받았다.

쇼핑업종도 대형마트와 농산품직판장 등 오프라인 쇼핑 업종은 평일과 공휴일 상관없이 미세먼지 뉴스량이 많은 날 매출이 급감했다. 반면, 온라인 쇼핑 업종은 매출액이 확대됐다.

식음료업종과 문화·여가생활 관련 업종은 미세먼지 뉴스량이 많아질수록 소비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세탁소(+40%)와 목욕탕·사우나(+12%)는 매출 확대 요인으로 작용해 대비를 보였다.

병원도 대부분 진료 과목이 미세먼지 영향을 받아 뉴스량이 많을수록 매출액이 감소했다. 다만 이비인후과와 소아과 등은 오히려 매출액이 증가했다.

요일별 특징도 두드러졌다. 통신판매(+19%)와 대형 온라인쇼핑몰(+14%)은 미세먼지 뉴스량이 많을수록 휴일 매출액이 급증했다. 반면, 놀이공원(-35%)이나 영화·공연장(-25%)은 평일 매출액이 큰 영향을 받았다.

◇ 관련 뉴스 증가가 미세먼지 인식에 영향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1995년 이후 국내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995년 72µg/㎥에서 2005년 57µg/㎥, 2015년 48µg/㎥ 등 계속 감소추세를 보였다. 지난해도 41µg/㎥ 내외로 추산된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국내 미세먼지 농도는 꾸준히 개선되는 셈이다다.

그러나 통계청 등에 따르면, 국민 3명중 1명이 대기환경이 ‘나쁘다’고 응답하거나, 조사대상의 90% 이상이 ‘미세먼지가 많다’고 응답하는 등 미세먼지의 부정적 인식은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2013년 미세먼지 예보제 시행(전년 대비 미세먼지 관련 뉴스량 150% 증가)과 2016년 정부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 발표(전년 대비 90% 증가) 등 정책 시행으로 미세먼지를 언급한 뉴스량이 2009년 약 1100건에서 지난해 약 3만3000건으로 30배 가량 급증했다"며 "국민 관심과 불안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데이터 분석 결과, 미세먼지 관련 뉴스가 많은 날은 노후화된 기존 차량 대신 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평소보다 13% 증가했다"며 "반면 중고차 구매는 2% 감소하는 등 미세먼지로 인한 소비 행태에 흥미로운 변화가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소비자는 뉴스를 통해 미세먼지 관련 정보를 인식하면서 실제 미세먼지 농도보다는 미세먼지 관련 뉴스량에 따라 소비행동이 달라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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