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네이버와 카카오 실적 전망이 엇갈린다. 네이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개선이 힘들 전망이다.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톡 광고 서비스 등을 기반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17일 증권가는 네이버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2100억원, 매출은 1조5000억원대로 전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15% 이상 늘지만 영업이익은 19%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카카오 영업이익은 220억원, 매출은 6600억원대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2%, 115.2% 성장한 기록이다. 카카오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라서 증권가는 카카오에 주목한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지난해 4분기까지 기술 개발에 공을 들였다. 이를 이유로 두 회사 모두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 실적은 시원찮았다. 이번 1분기에도 네이버는 기술 개발 투자에 집중하며 수익성 개선은 다음 분기 해결과제로 미뤘다. 반면 카카오는 올해초부터 수익 개선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 문어발 자회사 서비스 앞세운 카카오…1분기 영업익 성장 전망

증권가는 카카오가 올해 1분기 메신저 광고 서비스를 시작으로 모빌리티와 커머스, 페이, 콘텐츠 등 각종 서비스 분야에서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카오는 국내 5000만명이 이용하는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광고와 기업 대상 상품(B2B)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중 카카오톡 내 채팅 창에 배너광고를 삽입한다. 이번 달 안에 광고주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한다. 빠르면 다음달 광고를 개시할 계획이다. 업계는 이번 배너광고 도입으로 카카오가 올해 386억원, 2020년 857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카카오는 또 최근에는 메신저 서비스 기반 기업 파트너 대상 ‘톡 비즈'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업 고객이 카카오톡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돕는 툴이다.

이외에도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M 등 자회사 수익성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지난 16일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에 모인 투자금은 현재까지 400억원에 달한다.

금융결제원이 밝힌 공동결제시스템(오픈뱅킹) 도입 계획도 카카오페이 수익 개선에 기회가 될 전망이다. 오픈뱅킹 서비스가 실시되면 핀테크 사업자는 공동결제시스템을 통해 은행결제망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건당 400~500원의 송금 수수료는 10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카카오페이는 이에 따라 연간 6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수수료를 줄여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톡 내 항공권 예약 서비스 화면 갈무리.
./카카오톡 내 항공권 예약 서비스 화면 갈무리.
카카오는 최근 다양한 분야로도 사업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3월 카카오는 온라인 종합여행사 타이드스퀘어를 인수, 여행업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채비를 갖췄다.

스마트홈 플랫폼인 ‘카카오홈'을 출시해 사물인터넷(IoT) 시장 선점에도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포스코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등과 손잡고 이들이 짓는 아파트에 카카오홈을 연동한다는 계획이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광고 매출은 영업이익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항목이다"라며 "이를 기반으로 20% 이상 광고매출 성장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 모바일 앱 개편 늦어진 네이버…"기술투자부터, 성장은 나중"

1분기 네이버 수익 전망은 ‘노란불'이 켜졌다. 수익 창출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됐던 네이버 모바일 앱 개편이 4월에서야 마무리 작업에 돌입하면서다.

업계는 개편 앱 출시를 기반으로 네이버가 상품 검색부터 결제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이커머스 영역 수익 창출에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당초 네이버는 모바일 앱 개편을 올해 1월 중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개편된 네이버 앱 모바일 화면./ 네이버 제공
개편된 네이버 앱 모바일 화면./ 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지난 11일부터 검색 도구인 그린닷이 도입된 새 모바일 첫 화면을 앱 기본설정으로 적용했다. 기존 첫 화면을 약 3주에 걸쳐 순차적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개편된 모바일 앱 핵심은 이용자가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인공지능(AI)이다. 뉴스와 쇼핑, 장소 검색 등 네이버 모바일 앱으로 이용하는 거의 모든 콘텐츠가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된다. 네이버는 AI가 이용자 취향을 분석해 상품을 추천해주는 에이아이템즈(AiTEMS)도 올해 상반기 중 적용할 예정이다.

업계 전망과 달리 네이버 수익성은 개편 모바일 앱 적용이 마무리된 후 올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네이버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금씩 이용자 맞춤 상품 추천 서비스를 선보이고 각종 지표를 수집, 개선 작업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쇼핑 서비스에 인공지능(AI)기반 상품 추천시스템인 에이아이템즈(AiTEMS)를 활용해 검색 결과에서 이용자 관심사와 선호도에 맞춰 쇼핑하는 ‘For You’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쇼핑 거래액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는 쇼핑 거래액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50%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네이버페이 거래액도 3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나 늘었다.

네이버가 일본 자회사 라인을 중심으로 핀테크 등 신규 사업 투자를 이어간다는 점도 수익성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5G와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기술력을 확보하고 인재를 유치하는 데 많은 비용을 들였다. 네이버는 올해 처음으로 CES(세계가전전시회)에 출전, 첨단 로보틱스 기술을 구현한 로봇 팔 엠비덱스(AMBIDEX)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성숙 대표는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기술투자와 함께 커머스 중심으로 네이버 국내 사업을 견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AI 기술을 접목해 상품정보와 구매전환 효과를 분석하는 툴을 고도화하고 구매자 혜택도 개선해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