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클라우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올해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과 경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클라우드 자회사인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은 18일 올해 사업방향을 소개했다. 이날 한상영 NBP 리더는 "지금까지 상품과 기술 경쟁력을 높이며 체급을 높여왔다면, 이제부터 사업을 강화해 글로벌 IT기업과 클라우드서 시장에서 본격 경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 네이버 "글로벌 IT기업과 맞설 경쟁력 갖춰"

최근 공공과 금융 클라우드 개방을 앞두고 글로벌 IT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에저(Azure), 오라클, 알리바바에 이어 구글도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클라우드 행사에서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초 한국에 별도 클라우드 법인을 설립했다.

한국 클라우드 시장은 전 세계 1% 수준이다. 하지만 IT 인프라 구축이 잘 돼 있어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규모는 2018년 1조 9000억원, 올해 2조 3000억원 수준으로 예측된다. 2020년 2조 7000억원에서 2022년 3조 7000억원까지 매년 평균 19%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은 막대한 초기 투자는 물론, 연구개발과 유지 비용이 필요하지만 성과가 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국내 주요 IT기업은 글로벌 회사와 정면으로 경쟁에 나서기보다는 이들 상품을 활용하는 파트너 전략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에저(Azure)가 80%를 점유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네이버는 NBP를 필두로 클라우드 시장에서 글로벌IT 기업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기 위한 준비를 갖췄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은 2017년 4월 개편과 함께 20여개 기본 인프라 상품을 출시했다. 지난 2년 동안 새로운 상품 매월 5~6개를 출시했다. 총 15개 카테고리 119개 상품으로 확장했다. NBP측은 "상품 구성과 기술력 측면에서는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와 견줄 수준"이라고 자평했다.

안정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데이터 센터도 운영 중이다. 네이버는 2013년 6월 국내 IT 기업 최초로 강원도 춘천에 자체 데이터 센터를 구축했다.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합천 해인사 ‘장경각' 정신을 계승한다는 의미로 ‘각'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각'이 자리잡은 춘천은 지진과 홍수 등 대규모 자연재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지리적 특징을 갖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은 기술력이 응집된 건물이다. ‘각’은 진도 6.5 이상의 지진과 홍수, 태풍, 화재 등 천재지변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력이 차단돼도 최대 72시간 동안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장비도 갖췄다. 내부 서비스 상태를 24시간 연중무휴로 모니터링해 디도스 등 각종 해킹 이슈나 장애 등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네이버 제공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네이버 제공
◇ 네이버 "공공·금융 클라우드 공략 나선다"

올해 NBP는 공공과 금융시장 클라우드에 집중하는 한편, 민간 시장 점유율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NBP는 공공분야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실시하는 IaaS과 SaaS 등 총 14개 보안인증을 확보했다. 공공기관용 클라우드 포털을 별도 운영해 공공기관 심의 요건도 충족했다는 설명이다.

NBP는 공공기관 전용 10종 신규 서비스도 최근 출시했다. 공공기관 중 한국은행과 코레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이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 중이다.

금융 시장 공략 전략으로 NBP는 코스콤과 금융 특화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상반기 내 서울 여의도에 금융 클라우드 존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장애에 민감한 금융 서비스 특성을 고려해 금융 클라우드에 365일 24시간 고객센터도 가동한다.

이와 함께 올해 SK텔레콤 바로 서비스, 펍지(PUBG) 배틀그라운드 등 고객 사례를 기반으로 민간 시장 점유율도 확대한다.

한상영 NBP리더는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은 클로바, 파파고, 챗봇 등 최신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적용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사들이 네이버 AI 기술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자사 상품에 다양한 AI 기술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