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정부의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 확대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자처한다. SK텔레콤은 매년 30억원의 재원을 자체적으로 마련해 독거 어르신 대상 ‘ICT 돌봄 서비스’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ICT 돌봄 서비스 재원 30억원 중 절반은 SK텔레콤 임직원의 월급 인상분을 일부 보태 마련했다. 회사와 임직원이 각각 절반을 부담한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22일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ICT 돌봄 서비스 재원 확보를 위해 노사가 임직원의 임금 인상분 반납을 합의했다"며 "서비스 시행을 위한 시스템 구축과 개발에 대부분 비용이 들어갔고, 현재 20억원을 썼다"고 밝혔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이 22일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ICT 돌봄 서비스’ 시범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 이광영 기자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이 22일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ICT 돌봄 서비스’ 시범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 이광영 기자
SK텔레콤은 ICT 돌봄 서비스 시행을 위해 ‘ICT 케어센터’를 서울 성동구에 개소하고, 지방자치단체, 사회적 기업 ‘행복한 에코폰’과 협력한다. SK텔레콤은 AI·IoT 기술∙기기를 지원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일자리를 만든다. 행복한 에코폰은 ICT 케어센터 운영을 통해 서비스를 관리한다.

SK텔레콤은 22일부터 전국 사회경제연대 지방정부협의회 회원 중 8개 지자체(서울 성동구/영등포구/양천구/중구/강남구/서대문구, 경기 화성시, 대전 서구)의 독거 어르신을 대상으로 ‘ICT 돌봄 서비스’ 순차 시행에 나선다. 5월 중순까지 이 지역의 독거 어르신 총 2100명에게 ▲음성인식 AI 스피커 누구 보급 ▲스마트 스위치 ▲문열림감지센서 등을 추가 제공할 예정이다

이준호 SV추진그룹장은 "현재 정부로부터 돌봄 혜택을 받는 독거 어르신은 17%에 불과하다"며 "SK텔레콤은 각 지자체에서 65세 이상 노인 중 돌봄이 필요한 2100명을 선정해 도움을 드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ICT 돌봄 서비스 인포그래픽. / SK텔레콤 제공
ICT 돌봄 서비스 인포그래픽.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이번 서비스 시행이 ‘사회공헌’ 개념이 아닌 정부 지원 확대를 위한 마중물 역할임을 강조했다. 일회성 기부로 끝날 것이 아니라 정부와 함께 ICT 기술로 노인 복지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준호 그룹장은 "SK텔레콤 혼자 모든 노인 복지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정부가 이런 기술을 활용해 일자리 창출을 하고 법제화까지 이룬다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각 지자체는 행복한 에코폰에서 ICT 돌봄 서비스 업무를 담당하기 위한 관리 매니저 20명, ICT케어센터 상주 인력(심리 상담사, 데이터 분석가 등) 5명 등 총 25명의 인건비를 부담해 신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

관리 매니저는 1명당 100가구를 맡아 노인의 말벗이나 기기 관리 및 활용 교육을 진행하는 역할을 한다. 데이터 분석가는 관제센터에서 AI스피커 누구의 사용 데이터를 살피면서 노인의 상태를 점검한다. 인력 부족 시에는 자원봉사 인력을 모집해 해결할 방침이다.

독거노인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콘텐츠 개발도 누구를 통해 지속한다. SK텔레콤은 노인끼리 익명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친밀감을 높일 수 있도록 2100가구에 설치될 누구에 ‘독거노인 수다방(가칭)’을 만들 계획이다.

이준호 그룹장은 "정부가 ICT 돌봄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면 노인을 위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도 많이 나올 것이다"라며 "현재 서비스가 지방자치단체 8곳 시행에 그치지 않고 법∙제도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 지차체와 지속 협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