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스마트폰 시대를 연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가 결함 논란에 주춤한 가운데 미국의 이른바 ‘테크 공룡’들이 차근차근 따라온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구글 등은 관련 특허를 출원하며 다가올 폴더블 스마트폰 시대를 대비한다. 이 기업들의 특허는 폴더블 ‘화면’이 아니라 ‘힌지(접히는 부분을 구성하는 부품)’ 혹은 ‘소재’에 집중됐다. 알려진 단점을 보완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
애플도 3월 초 폴더블 화면 관련 특허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명은 ‘접이식 화면 손상 방지’다. 기온이 낮은 곳에서 폴더블 화면을 굽히면 파손될 우려가 있다. 애플은 센서로 화면 온도를 실시간 감지, 추운 곳에서 화면을 굽힐 때 특정 부분을 자동 가열하는 특허를 냈다.
구글이 3월 중순 출원한 폴더블 화면 특허도 눈길을 끈다. 폴더블 화면을 보호하는 필름 층에 탄성 계수가 각기 다른 다양한 재료를 혼합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폴더블 화면을 접을 때 주름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표면 내구성을 높일 수 있다. 소재로는 투명 유리 섬유와 폴리머 등이 거론된다.
구글 포토의 폴더블 스마트폰 편의 기능은 인폴딩(안으로 접는)뿐 아니라 아웃폴딩(밖으로 접는) 스마트폰에도 동작한다. 개발 혹은 출시 확정된 인폴딩 폴더블 스마트폰 삼성전자 갤럭시폴드·모토로라 레이저2019·샤프 스마트폰(미정), 아웃폴딩 폴더블 스마트폰 화웨이 메이트X 모두 이 업데이트를 사용할 수 있다.
MS와 애플, 구글이 출원한 특허는 모두 폴더블 화면의 힌지 혹은 재질을 개량하는 것에 집중됐다. 소비자와 미디어가 삼성과 화웨이 폴더블 폰의 단점으로 지적한 화면 내구성과 주름을 보완하는 것이어서 주목됐다. 어차피 초기 시장이라 대중화에 시일이 걸리는만큼 충분히 완성도를 높인 후 반격해도 충분하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이 전략이 적절한 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 그다지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삼성과 화웨이의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곧 나올 예정이다.
벌어진 격차는 얼마간 좁혀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출시 일정을 전반적으로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미국 샘플을 수거해 점검하면서 출시가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화웨이 역시 출시에 더욱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 진정한 폴더블 주도권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을 2019년 300만대, 2022년 5000만대로 예상했다.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6억대(2018년 기준)에 비하면 적다. 하지만, 정체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의 활력소 및 기술 홍보 역할로는 충분한 숫자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