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출범 2주년을 맞은 가운데 그 동안 추진한 금융 정책이 기반을 닦은 것은 인정되지만 여전히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금융 산업 및 경기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식이 팽배한 만큼 금융 혁신을 통한 발빠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 금융정책 평가와 향후 과제 세미나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 IT조선
문재인 정부 금융정책 평가와 향후 과제 세미나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 IT조선
한국금융연구원과 자본시장연구원, 보험연구원은 공동으로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문재인 정부 금융정책 평가와 향후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 연구기관 연구위원들은 문재인정부 2년 동안의 금융 정책 평가와 관련해 금융시스템 안정성과 양적 확대정책, 기반여건 조성정책 등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기반을 닦아놨다는 점에서는 성공적이지만 여전히 개선되고 완화돼야 할 규제가 많다는 패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가장 눈길을 끈 이는 조경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장이었다. 그는 "기업설명회(IR)에서 만난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정부의 금융 정책에 걱정이 많다"고 입을 열었다.

그가 말한 외국인 투자자의 걱정은 가격과 수수료 등 금융 규제 당국의 개입과 글로벌 수준과 비교해 낮은 배당,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낮은 전망치로 압축된다.

조 연구소장은 "2017년 5월 출범 후 1년 동안은 기대심리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주가가 올랐다"며 "하지만 그 뒤부터는 많이 깍여 최근 다시 소폭 오르는 모양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특히 KB금융그룹 주가는 올해 20~30% 이상 하락해 주주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주가 그 나라 경제 전반을 바라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내 경기를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발표된 규제 샌드박스는 높이 평가할 만 하다"라며 "하지만 여전히 규제는 곳곳에 많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으로 규제를 풀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조 연구소장은 특히 기존 금융사 규제를 풀어줄 것을 제언했다. 그는 "기존 은행들은 모바일뱅킹, 앱 개발 등 디지털 변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핀테크나 인터넷뱅킹이 등장하고 나서 그들에게만 규제 완화가 집중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기존 금융사가 혁신 기회를 균등하게 받지 못했다"며 "혁신의 기회는 동등하게 주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사가 국내로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갈라파고스 환경으로 인해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가지 못할 경우 변화 속도를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혁신을 위한 인센티브와 세제지원으로 다양한 유도책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성주호 경희대학교 교수는 "신남방 정책도 좋지만 글로벌 금융사가 국내로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여러 국제 관행에 맞도록 변화 속도를 조절해 외국 금융사가 들어오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2년간 큰 규모의 정책 변화는 없었으며 규제 완화로 인한 변화가 있었던 만큼 성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진영 연세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은행 이익은 견고했고 증권사 이익도 늘어났지만 이는 규제 완화나 기술 변화에 따른 성과는 아니다"라며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 완화와 정책 변화로 인한 성과에 더해 업체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때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