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메타물질 원천소재기술 개발에 이어 기존보다 선명하고 더욱 다양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나노결정 기반 광대역 메타물질 완전 흡수체 기술을 개발했다.

메타물질은 자연에 있는 물질 구조나 배열 형태를 바꾼 인공 소재다. 기존 물질과 달리 자연에 없는 특성을 낼 수 있고, 매우 얇거나 작고 가벼운 형태로 만들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ETRI ICT소재연구소 연구진은 이러한 메타물질을 이용해 ‘메타물질 완전흡수체’를 제작했다. 완전흡수체는 빛이나 전자파를 원하는 파장 영역에서 완전히 흡수할 수 있는 소재다. 디스플레이, 태양광 패널, 적외선 센서, 스텔스 등 빛과 전파를 사용하는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은 나노결정 용액 기반 메타물질 완전흡수체. / ETRI 제공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은 나노결정 용액 기반 메타물질 완전흡수체. / ETRI 제공
기존 메타물질 완전흡수체는 전체 가시광선 파장에서 좁은 대역만 흡수할 수 있어 선명한 반사 색상 구현이 어려웠다. ETRI 연구진은 기존보다 흡수 대역폭을 늘려 색 재현율을 33.8%까지 높였으며, 원하는 색상을 더욱 쉽게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증착 방식 대신 용액 공정을 접목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더욱 넓은 면적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유연하게 휘어지는 플렉시블 소재나 고분자 소재 기반에도 적용할 수 있다.

기존 ‘반사형 디스플레이’의 기능을 개선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반사형 디스플레이는 직사광선이 비칠 때 화면을 보기 어려운 일반 LCD 디스플레이나 옥외 스크린, 전자책 등에 주로 활용된다. 연구진이 개발한 메타물질 완전흡수체를 적용하면 반사형 디스플레이의 화질을 높이고, 소비전력을 개선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폐 위·변조 방지, 브랜드 보호, 홀로그램, 다색(多色) 태양전지 등의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홍성훈 ETRI ICT소재연구그룹 박사는 "향후 한 가지 고정된 특성만 나오는 수동 방식의 현재 수준을 넘어 원할 때마다 마음대로 특성을 변경할 수 있는 능동 메타물질 연구와 흡수 대역을 넓혀 색 재현율을 높이는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 나노분야 국제학술지인‘응용재료 인터페이스’(AMI) 온라인에 2월호에 등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