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존 섬유에 전자 소자의 기능을 결합, 차세대 웨어러블 제품에 응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전자섬유(electronic textile) 소재를 개발했다. 일반 섬유와 별 차이 없는 특성에 세탁해도 기능과 성능이 유지되는 것이 최대 특징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임정아 박사팀은 실 형태를 가지면서, 세탁해도 성능이 유지되는 옷감 삽입 가능한 섬유형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KIST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전자섬유로 옷감 위에 붙인 LED를 켠 모습. / KIST 제공
KIST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전자섬유로 옷감 위에 붙인 LED를 켠 모습. / KIST 제공
기존의 의류 기반 웨어러블 제품은 옷감 위에 센서 등 딱딱한 전자소자를 단순히 붙이거나, 전도성 섬유를 이용해 소자들 사이를 연결하는 형태에 머물렀다. 질감이 달라 일반 섬유 및 옷감에 비해장시간 착용이 불편하다. 세탁하면 못쓰게 되거나 성질이 변해 오래 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연구팀이 새로 개발한 전자섬유를 사용하면 일반 섬유나 옷감처럼 유연하고 편안한 웨어러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온종일 입어도 피로감이 덜하고, 세탁해도 성능과 기능을 유지한다. 특히 전류나 전압 흐름을 증폭하거나 스위치 역할을 하는 핵심 소자인 트랜지스터를 전자섬유로 만듦으로써 더욱 다양한 기능과 특성을 가진 웨어러블 제품을 구현할 수 있다.

이 새로운 전자섬유는 전극을 꼬아 연결한 구조를 채택했다. 실의 길이와 반도체의 두께를 조절하면 낮은 전압(-1.3V 이하)에서도 기존 트랜지스터 소자 대비 1000배 이상의 전류를 얻을 수 있다.

세제를 넣은 물에 세탁한 후에도 성능을 유지하며, 1000번 이상 구부리거나 원통형 물체에 감아 약 7㎜까지 접은 후에도 80% 이상 성능을 유지한다. 연구팀은 이 섬유를 이용해 옷에 달린 LED를 켜거나 착용자의 심전도 신호를 측정했다. 연구결과는 소재 분야 유명 국제 저널 ‘Advanced Materials’의 최신호에 온라인 게재됐다.

임정아 KIST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그동안 전자섬유의 한계로 지적되었던 낮은 전류, 높은 구동전압, 세탁 내구성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자 구조를 제시한 것으로, 차세대 웨어러블 컴퓨터나 인체신호 모니터링 기능을 가진 스마트 의류 등 한층 똑똑해진 차세대 웨어러블 제품을 개발하는데 있어 이번 연구가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