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6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당황스러운 모습은 없다. 오히려 미래 먹거리 사업에 적극 투자해 3년 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동영상과 커머스, B2B 서비스가 그 열쇠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네이버 제공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네이버 제공
25일 네이버는 2019년 1분기 매출 1조5109억원, 영업이익 2062억원, 당기순이익 87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5.4% 늘어났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0.4% 줄어들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9.7%로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3.3% 적다.

네이버 영업이익은 6분기 연속 하락세다. 2017년 3분기 분기 사상 최대인 3000억원을 기록했으나 4분기부터 2900억원대로 줄었다. 2018년 1·2분기에는 2500억원대에 그쳤으며, 2018년 3분기 이후 2000억원대까지 떨어진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라인 투자가 원인으로 꼽힌다. 라인 및 기타사업부문은 지난해 1분기 적자 16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025억원으로 급증했다. 네이버에서 대규모 투자가 집행된데 따른 결과다. 라인 및 기타사업부문 영업비용도 6676억원으로 전년대비 34.3% 늘었다.

◇ 국내 매출 ‘커머스·B2B’가 견인

네이버 매출은 매년 꾸준히 증가한다. 커머스와 클라우드, 웹툰 등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사업분야 덕분이다. 쇼핑검색광고와 검색형 상품 매출이 포함된 비즈니스 플랫폼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2.9% 증가했다.

네이버는 쇼핑 영역에서 판매자 생태계를 키우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스마트스토어는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매출이 연 1억원 이상인 스토어는 30%, 연 5억원 이상인 스토어는 40%가 증가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결제자 수도 1000만명을 넘어섰고 월 4회 이상 구매자수도 전년 동기대비 46% 늘었다"고 설명했다.

IT플랫폼 분야도 성장세다. 네이버페이와 클라우드, 라인웍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6.9%나 성장했다. 특히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한 대표는 "한국교육정보학술원, 고려대의대 병원정보시스템(P-HIS), 서울아산병원 인공지능(AI) 진단시스템과 협력해 공공·의료분야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며 "향후 클라우드 기반 의료체계 표준화를 선도하고 점진적으로 열리는 공공, 금융, 의료시장에서 입지를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웹툰과 K팝 콘텐츠는 해외 시장 매출을 책임지는 분야로 자리잡았다. 네이버 웹툰 1분기 월 활성이용자수(MAU)는 전년 동기대비 900만명 이상 증가한 5500만명에 이른다. 미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미리보기 유료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수익도 성장하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기준 V라이브 앱 누적 다운로드는 6700만을 돌파했다. 지난 3월 말 출시한 유료 멤버십 V팬십을 계기로 글로벌 팬 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용자 60% 이상이 62개국 글로벌 팬으로 집계됐으며, 매출 90%는 굿즈를 포함한 멤버십 상품에서 나왔다.

네이버는 해외 시장에서 라인페이 투자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가 올해 ‘현금없는 사회'를 비전으로 내건만큼, 일본 간편 페이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마케팅을 진행한다.

◇ 한성숙 대표 "동영상 강화, 페이 편의성 높인다"

네이버가 올해 주목한 분야는 동영상이다. 올해 4월부터 적용한 모바일 앱 및 웹페이지 개편을 계기로 모바일 내 동영상 콘텐츠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모바일 앱과 웹 개편 이후 방문자 74%가 모바일에서 새로운 네이버 화면을 이용하고 있다. 다만 현재 늘어난 방문자 규모는 TV 광고 등 마케팅 프로모션이 영향을 미친 상황이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중 모바일 첫 화면 왼쪽 영역인 웨스트랩에 동영상 판을 새로 도입한다. 동영상 뷰어와 에디터 프로그램, 포맷 등 개발이 끝나는대로 모바일 화면에 동영상 노출을 늘릴 예정이다. 동영상 플랫폼 개발과 신규 광고 서비스도 출시해 수익성도 노린다.

네이버페이 편의성도 개선할 계획이다. 특히 오프라인에서 네이버페이 활용 빈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사용처를 확대하고 영화예매와 세금납부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해 관련 기관과 협의 중이다. 또한 포인트 적립 등 이용자 혜택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성숙 대표는 "콘텐츠, B2B 분야를 글로벌 신성장 영역으로 삼고, 파트너와 생태계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국내 검색 포털 1위 달성,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성공적인 변화, 라인의 성공에 이은 또 다른 도약을 이루겠다"며 "적어도 3년 이내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기업가치를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